검은 리본 달고 수업? 초등 교사 반발...당신의 생각은
서울시교육청이 이태원 참사로 인한 국가애도기간 교직원을 대상으로 검은 리본을 패용하라는 공지문을 내린 것과 관련 반발 글이 올라와 주목을 받고 있다.
직장인들의 익명 커뮤니티인 ‘블라인드’에는 지난 31일 ‘검은 리본 달고 수업해야 하는 초등교사’란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글쓴이는 “초등학교인데 교사들 검은 리본 달고 수업하라고 공문이 내려왔다”며 “리본이랑 핀 나눠주고, 조기게양하고 각종 워크샵, 축제와 같은 행사성 대회같은 것(예를 들어 가을 발표회 등) 다 그만하라고 한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애들이 뭐라고 하는지 아느냐”며 아이들이 물어보는 질문에 뭐라고 답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했다.
그가 말한 아이들의 질문은, ‘선생님 리본 왜 달고 있어요?’ ‘군인이 훈련받다 죽었을 때는 리본 안 달아요? 그것도 슬픈 일인데?’ ‘국가애도기간은 여러 명이 죽었을 때만 되는 거에요?’ 등이다.
그는 “예전에 분당에서 환풍구 추락사고 때 사람들 죽었는데 그것은 이슈가 안돼서 그런 것이고 역시 이슈가 되어야 하나”라며 “이태원 사건 슬픈 일은 맞는데 기준이 너무 없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글쓴이가 언급한 환풍구 추락사고는 지난 2014년 10월 경기 성남 판교 야외공연장의 환풍구 덮개 위에서 공연을 관람하던 사람들이 환풍구 붕괴로 약 20m 아래로 추락한 것을 말한다. 당시 사고로 16명이 목숨을 잃었다.
한편, 서울시교육청은 국가애도기간인 오는 5일까지 서울시교육청 소속 학교 전체 교직원을 대상으로 검은 리본을 착용해야한다고 공지했다. 리본은 학교(기관) 별로 자체 제작해야한다. 이에 따라 학교 행정실 등에서 급히 검은 리본을 만든 것으로 전해진다.
서울시교육청 공지문에 따르면 검은 리본 패용 외에 국가애도기간 불요불급한 행사 및 회의 자제할 것으로 명시하고 있다. 불가피한 행사 실시시 안전교육 필수로 실시하고 안전관리를 철저히 할 것도 당부하고 있다.
예정된 수학여행 및 현장체험학습 등은 일정 연기(취소)시 현장의 혼란이 가중될 수 있으므로 예정대로 진행하되, 안전교육을 강화해 진행할 것을 지시하고 있다.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 29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서 벌어진 대규모 압사사고 사망자 중 중학생 1명과 고등학생 5명이 숨졌다. 이들은 모두 서울지역 학교 재학생들이다.
숨진 교사는 3명(경기·서울·울산 각 1명)이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지난달 31일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에 마련된 합동분향소를 조문한 뒤 “형언할 수 없는 안타까움을 느낀다”며 “심폐소생술 같은 안전교육이 획기적으로 강화될 수 있도록 하는 방안까지도 이번 기회에 고민해보겠다”고 밝혔다.
[방영덕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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