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축제로 치러진 美핼러윈… 이웃들 “서울시장·경찰 경질해야”

박영준 2022. 11. 1.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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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릭 오어 트릿!(Trick or treat)", "해피 핼러윈(Happy holloween)."

핼러윈 당일인 31일(현지시간) 미국 버지니아주 폴스처치의 한 마을.

아이들이 문을 두드리면 어른들은 준비한 사탕이나 초콜릿 등을 나눠주고 해피 핼러윈이라고 인사했다.

 미국의 흔한 핼러윈 풍경 그대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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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릭 오어 트릿!(Trick or treat)”, ”해피 핼러윈(Happy holloween).”

핼러윈 당일인 31일(현지시간) 미국 버지니아주 폴스처치의 한 마을. 땅거미가 내려앉기 시작한 오후 5시30분을 조금 넘겨 아이들이 거리로 나오기 시작했다. 동화에 나오는 공주 의상부터 유령이나 마녀, 우주인, 소방관, 영화 캐릭터 등 다양한 의상을 차려입은 아이들이 부모와 함께 삼삼오오 거리로 모여들었다.
핼러윈 당일인 31일(현지시간) 미국 버지니아주 폴스처치 마을에서 어린이들이 마을을 돌며 “간식을 주지 않으면 장난칠 거야”라고 외치는 트릭오어트릿(Trick or treat) 놀이를 하고 있다. 폴스처치=박영준 특파원
부슬부슬 가을비가 내렸지만 아이들은 “간식을 주지 않으면 장난칠 거야(Trick or treat)”라고 외치며 차례로 이웃집을 돌았다. 아이들이 문을 두드리면 어른들은 준비한 사탕이나 초콜릿 등을 나눠주고 해피 핼러윈이라고 인사했다. 부모들은 아이들 뒤를 따라다니며 서로의 안부를 묻고 담소를 나눴다.

넷플릭스를 통해 오징어게임을 포함해 한국 드라마를 꼭 챙겨본다는 이웃 로버트는 이태원 압사 참사 뉴스를 보았느냐는 질문에 “당연히 보았다”며 “이해할 수 없는 사건”이라고 말했다. 로버트는 “한국의 대통령은 시장과 경찰 책임자 모두를 경질해야 한다”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2년 동안 못했던 축제가 다시 열리고, 사람들이 많이 모이리라는 것을 예상했다면 미리 준비를 했어야 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3살 딸을 데리고 거리로 나온 일본인 부부도 참사 뉴스를 보고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한국 드라마의 팬이라는 카오리는 이태원이 드라마의 배경이 된 곳이 아니냐면서 “뉴스를 보고 많이 놀랐다. 사람이 너무 많이 죽었다고 해서 놀랐고, 일본인도 2명이나 사망했다는 소식을 듣고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카오리 남편은 “한국에서 그런 사고가 일어났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고 했다.

이태원 참사 뉴스를 봤다는 이웃 밴은 “뉴욕은 축제가 열리면 길을 모두 일방통행으로 하고, 인파가 몰리면 인원을 세어가며 출입을 통제한다”면서 “비상시 출구도 큰 전광판을 통해 안내한다. 오랜 경험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은 준비가 부족했던 것 같다”고 했다.

이날 핼러윈 행진은 오후 6시30분을 좀 넘겨 거리가 어둑어둑해지자 가족들이 하나둘씩 행렬에서 빠지면서 조용히 마무리됐다. 미국의 흔한 핼러윈 풍경 그대로였다. 광란의 음주파티나 고성은 없었다.

한편 일본은 서울 이태원 참사를 계기로 안전대책을 대폭 강화한 결과 핼러윈데이에 큰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다.  

NHK 방송은 1일 ”경시청은 (핼러윈데이 참가자가 가장 많이 몰리는) 도쿄 시부야(澁谷)역 주변에서 밀집이나 보행자 흐름의 정체가 일어나지 않도록 대응했다”며 “경시청은 큰 문제 없이 경비를 종료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31일 오후 7시쯤부터 시부야역 근처는 걷기가 힘들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모였다. 이들은 좀비, 만화 캐릭터 등 다양한 모습으로 분장하고 함께 사진을 찍으며 핼러윈데이를 즐겼다. 한때 보행자 흐름이 정체되고, 인파가 밀집되는 현상도 있었으나 현장 경찰관들의 유도에 따라 안전이 확보됐고, 자정 무렵에는 사람들도 줄어 특별한 문제는 발생하지 않았다.

세계일보는 이번 참사로 안타깝게 숨진 분들의 명복을 빌며, 유족들의 슬픔에 깊은 위로를 드립니다. 
 

폴스처치·도쿄=박영준·강구열 특파원 yj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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