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軍 철수한 곳에 1차대전 무기…우크라軍, 깔깔 웃었다
우크라이나 군인들이 러시아군이 철수한 곳에서 세계 1차대전 때 사용하던 기관총을 발견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비영리 단체 ‘변화의 바람 연구 그룹(WCRG)’ 관계자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각) 트위터를 통해 “후퇴하는 러시아 병사들이 1910년식 PM1910 중기관총을 남겨두고 떠났다”란 글과 함께 영상을 게재했다. WCRG는 미국과 우크라이나 관계에 필요한 민주적 가치, 반부패 시스템, 강력한 국방력의 중요성 등에 대해 연구하는 단체다.
약 1분 가량의 영상엔 우크라이나 군인들이 러시아군의 버려진 무기를 살피는 모습이 담겼다. 재래식 무기가 신기한듯 곳곳을 만져보고, 직접 무기를 들며 장난치듯 웃는 모습도 담겼다.
PM1910은 ‘맥심’이란 이름으로 알려진 기관총의 파생형 기관총이다. 1905년 발발한 러일전쟁에서부터 사용됐으며 이후 제1차 세계대전에서 ‘최고의 살상 무기’란 이름을 얻기도 했다. 청동으로 제작된 ‘맥심’ 초기 모델은 무게가 25㎏에 달했다. PM1910은 강철 소재로 바뀌었으나 여전히 무거웠다.
PM1910은 100년의 역사를 가진 재래식 무기지만 냉각수를 엔진 내부로 순환시켜 열을 식히는 ‘수랭식’ 방식이 적용돼 오늘날에도 여전히 사용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는 러시아 군대가 현대식 첨단 무기를 충분하게 가지고 있지 않고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다는 걸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로 풀이된다.
서방의 대러 제재와 수출 통제로 인해 러시아군이 전쟁에서 재래식 무기를 사용한다는 주장은 여러 차례 나왔다. 지난달 5월 미국 외교전문매체 포린폴리시에 따르면 미국과 영국 정부는 현재 러시아가 첨단 무기 재고가 부족해진 상황이라 재래식 무기를 더 많이 쓰는 추세라고 분석했다. 또 러시아군이 유도 기능이 없는 재래식 폭탄을 쓰거나, 가전제품에서 반도체를 꺼내 군무기 정밀 부품으로 사용한다는 보도도 전해졌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