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튼콜’, 하반기 대작 기운 드러내며 대서사시 출발

2022. 11. 1.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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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기자]KBS 2TV 월화드라마 ‘커튼콜’이 대작의 기운을 드러내며 올 하반기 기대작다운 위용을 뽐냈다.

31일 첫 방송된 ‘커튼콜’(연출 윤상호/극본 조성걸/제작 빅토리콘텐츠)은 1회부터 압도적 스케일과 스펙터클한 전개로 시청자의 이목을 사로잡으며 시청률 7.2%(닐슨코리아 제공, 전국 기준)를 기록했다.

‘커튼콜’은 시한부 할머니 자금순(고두심)의 소원을 이루어주기 위한 전대미문의 특명을 받은 유재헌(강하늘)의 지상 최대 사기극에 얽힌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드라마 ‘달이 뜨는 강’, ‘바람과 구름과 비’, ‘사임당 빛의 일기’ 등을 연출한 윤상호 감독과 영화 ‘히트맨’, ‘청년경찰’ 등을 제작한 조성걸 작가가 의기투합했다.

1950년대를 배경으로 2020년대까지 3세대를 넘나드는 장엄한 스토리가 펼쳐지는 만큼 역사 속 이야기들이 속속 등장했다.

1회는 1950년 12월 23일 흥남부두에서부터 시작됐다. 6.25전쟁 당시 피난민들을 메리디스 빅토리호로 이동시켰던 흥남철수작전을 고스란히 재현한 압도적인 스케일로 초반 포문을 열었다. 역사적 아픔을 안고 사는 여인에게 가족이 어떠한 존재인지 되돌아보게 만드는 묵직한 메시지가 담겼다.

윤상호 감독이 기획부터 후반 작업까지 10개월간 공들였다는 사실을 입증하듯 정교하면서도 세밀한 묘사가 화면 곳곳에 담겨 첫 장면부터 기대작다운 위용을 드러냈다.

흥남철수작전 속 처절한 이별은 시청자에게 강하게 어필됐다. 굳센 여인 자금순(하지원)이 남편 리종문(강하늘)과 아들까지 연달아 생이별을 하게 되면서 평생 가슴에 가족을 품고 살아가게 된 이유를 알려주는 장면으로서의 의미를 더했다. 특히 배에 올라타지 못해 인생이 갈려버린 두 사람이 마지막 인사로 서로를 하염없이 쳐다본 장면은 시청자의 심금을 울리기에 충분했다. 1인 2역으로 분한 배우 하지원과 강하늘의 완벽한 호흡이 빛나는 명장면이었다. 이 장면을 기반으로 굴곡진 시대를 관통해온 자금순(고두심)의 모습을 깊이 있게 조명할 예정이라고 제작진은 밝혔다.

자금순은 1953년 전쟁이 끝난 뒤 인천 연안에서 국밥을 파는 여인이 됐다. 2020년대로 넘어와 초라했던 낙원 여관이 전국에 대형 체인점을 거느린 거대한 호텔 낙원으로 변모돼 스피디한 극 전개 흐름으로 호기심을 자극했다.

노년이 된 자금순의 막내 손녀 박세연(하지원)은 할머니의 젊은 시절 미모를 쏙 빼닮은 세련된 모습으로 호텔 낙원의 총지배인으로 성장했다. 박세연은 개관식 당일 큰 오빠 박세준(지승현)이 호텔 매각건으로 긴급이사회를 소집해 충격을 받았다. 박세준이 매각 체결을 추진하려던 찰나, 투병 중인 할머니 자금순이 나타나면서 일이 어그러졌다. 박세준은 할머니와 여동생의 반대에도 호텔 매각 추진을 중단하지 않아 팽팽한 긴장감이 맴돌았다.

자금순은 굴곡진 인생에서 여러 번 고비를 넘겼지만 3개월 시한부 판정에는 속수무책이었다. 아픈 와중에도 북에 두고 온 남편 종문과 아들 영훈이를 그리워하는 안타까운 모습으로 먹먹한 슬픔을 안겼다. 특히 2002년 제4차 이산가족상봉 장면은 이날 방송된 명장면 중 하나로 50년 만에 만난 모자의 애끓는 정이 그려졌다. 고두심은 연기의 대가답게 애잔하면서도 묵직한 표정으로 자금순의 아픔을 절절하게 표현해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그런 가운데 무명 연극배우 유재헌(강하늘)의 첫 등장은 극 분위기를 전환시키며 새로운 사건의 탄생을 알렸다. 유재헌은 여러 개의 아르바이트를 척척 끝낸 것도 모자라 소극장에서 연극까지 무리 없이 해내는 밝고 씩씩한 모습이었다.

방송 말미는 북한군 특수부대원으로 변신한 유재헌이 무대에서 연극하는 장면으로 장식됐다. 유재헌의 완벽한 북한군 연기를 지켜본 자금순의 오른팔이자 호텔 낙원의 전 지배인인 정상철(성동일)은 ‘인생을 바꿀 수 있는 크고 아름다운 무대에서 연극해보자’는 은밀한 제안을 건넸다. 연극배우를 향한 은밀한 제안부터 호텔 낙원의 매각 신경전까지 다채로운 사건들의 실타래가 풀어지면서 회를 거듭할수록 긴장감을 더할 예정이다.

‘커튼콜’을 관통하는 힘은 민족 분단에 따른 이별로 슬픔을 안고 살아가는 이들을 향한 잔잔한 위로를 담아내는 K드라마에 있다. 연기의 대가 고두심이 섬세하게 펼쳐낼 자금순의 일대기를 통해 깊은 감동과 먹먹한 울림을 전하는 대서사시로 탄생될 예정이다. 그 안에 소소한 일상들이 재미와 반전으로 더해져 시청자를 찾아간다. 배우들도 “시한부 할머니를 위한 단 하나의 연극이라는 참신한 설정과 감동 스토리에 반해 작품을 선택했다”고 입을 모았다.

윤상호 감독은 ‘커튼콜’만이 지니는 차별화된 메시지나 특징에 대해 “분단된 조국과 이산의 아픔은 오직 우리 민족에게만 있는 사연이다. ‘커튼콜’은 이걸 토대로 만들어진 K가족 드라마”라고 설명하며 “명품 배우들의 연기 하모니와 더불어 온 가족을 한데 모을 수 있는 잔치 같은 드라마다. 가족이 그리운 모든 분들에게 바치는 치유의 이야기”라고 덧붙였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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