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가은 디자이너, “해외 언론 호평한 東西결합 패션 재미있어”

장재선 기자 2022. 11. 1.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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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가은 디자이너가 밀라노 패션위크에서 선보인 의상들. 현대 힙합 문화와 한국 전통 의상 요소를 결합해 호평을 얻었다. VILLAIN 제공.

밀라노서 힙합- 한국전통 의상 결합한 작품 선보여

보그·워싱턴 포스트·ABC·AP 뉴스 등 주목하며 호평

"유행을 잘 선도하고 산업에 강한 한국 패션 브랜드는 앞으로 세계적으로 많은 고객층을 확보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김가은(28) 디자이너는 이렇게 말했다. 이탈리아에 거주하고 있는 김 디자이너는 이메일 인터뷰를 통해 "해외 언론에서 올해 밀라노 패션위크에 출품한 제 의상의 주제에 대해 언급했는데, 향후 브랜드 개발 방향에 대해 더 깊게 생각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9월 밀라노 ADI 디자인 뮤지엄에서 열린 아프로패션(Afro Fashion) 패션쇼에 의상을 출품해 큰 주목을 받았다. 아프로패션은 한국과 이탈리아, 미국, 인도, 베트남 출신 디자이너 다섯 명(올해의 Fab Fives)을 선정해 컬렉션을 진행했다. 김 디자이너는 현대 힙합 문화와 한국 전통의상 요소를 결합한 ‘담배 피는 호랑이’ 이라는 주제로 네 벌의 의상을 선보였다. 한국의 전통의상인 버선이나 조바위(여성용 방한모) 등을 각색하고 한복 원단을 사용한 의상을 출품했다. 김 디자이너는 "세계 각지에서 온 5명의 디자이너와 함께하는 만큼 한국에 대한 것을 다루는 것이 제 역할이라고 생각했다"라고 밝혔다.

이번 패션쇼를 다룬 해외 언론들은 김 디자이너의 작품에 대해 특별한 관심을 보였다. 미국 패션지 보그(Vogue)는 2개의 의상 사진을 게재하며 "한국의 김가은은 만화 캐릭터에서 영감을 얻은 예술적인 컬렉션을 선보였다(South-Korean Kim Gaeun presented an artsy collecton inspired by cartoon characters)"고 호평했다. 일간지 워싱턴 포스트(The Washington Post)와 방송 ABC NEWS, 통신사 AP NEWS 등은 김가은의 ‘빌런’ 브랜드가 현대 힙합 문화와 한국 전통 의상 요소를 결합한 것에 주목하는 보도를 했다.

김 디자이너는 " 재미있는 작업이었기에 향후에도 디자인에 녹일 생각이 있지만, 지금과 같이 큰 부분을 차지할 지는 모르겠다"라고 했다. 그는 브랜드 ‘VILLAIN’과 관련, "창립 시기부터 여성의 임파워먼트(female empowerment)라는 주제를 디자인에 담기 위해 고민을 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한국의 격변 시기를 그들만의 스타일로 견뎌온 한국의 할머니들이야말로 여성의 임파워먼트 라는 타이틀에 걸맞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그들의 독특한 차림새에서 느껴지는 철학, 예컨대 꽃무늬에서 느껴지는 삶에 대한 열정과 낭만 등이 소재로 다루기에 좋다고 여겼습니다. 그들이 입는 한복, 그리고 그들이 현대복에 적응 하면서 입게 되는 어쩌면 조금은 아이러닉(ironic) 해서 재밌는 스타일을 빌런 브랜드에 걸맞게 해석했습니다."

한국 할머니 세대의 의상이 현대 글로벌 문화의 주축을 이루는 힙합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했다는 게 김 디자이너 설명이다. 예를 들어, 버선을 길게 늘어뜨리면서 부츠의 형상이 되었을 때의 핏감과 가수 리한나가 즐겨 입는 통 넓은 마르지엘라 부츠의 그것이 유사하다는 것이다.

악당 개념을 도입한 브랜드는 젊은 디자이너의 사회 의식과 관련이 있음을 그의 다음 말에서 알 수 있다.

"여성은 감정을 드러내지 말아야 한다는 사회적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있는 사람들을 국내외에서 마주할 때마다 분노라는 감정을 옷으로 표현할수 있는 브랜드를 만들면 나 자신을 포함한 많은 여성들이 즐거울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만화에 등장하는 악당 콘셉트로 옷을 입는 그 순간이나마 즐길 수 있도록 하자는 게 목적이었습니다."

카툰과 만화 이미지를 차용하며 다양한 시도를 하는 김 디자이너의 의상은 국내외 팝아티스트들에게 큰 인기를 끌어왔다. 가수 엄정화, 안무가 리아킴, 라치카 등이 그의 의상을 입었고, 그룹 에스파, 래퍼 브린 등도 착용한 바 있다.

한편 김 디자이너는 서울에서 태어나 성장한 후 이탈리아 최초 사립예술대학인 나바(Nuova Accademia di Belle Arti)에서 공부했다. 현재 밀라노에서 디자이너 겸 모델로 활동하고 있다.

장재선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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