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이란자금 횡령 사고 막는다…채권은행 혼자 자금관리 못해

자금관리 신탁사에 맡기거나 은행 2곳 이상 선정
매월 자금 현황 보고 의무화

지난 4월 우리은행 직원이 이란 기업에 지급해야 하는 기업 매각 대금 614억원을 횡령한 사건이 재발하는 것을 막기 위한 은행권 자체 대책이 나왔다. 먼저 기업 구조조정 자금을 관리하는 은행은 모든 채권 은행에 매월 매각 자금 현황을 보고해야 한다. 또 기업 매각 대금을 한 은행이 단독으로 관리할 수 없게 됐다.

은행연합회 전경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연합회는 지난 28일 이 같은 내용의 ‘채권금융기관 출자전환주식 및 제반 자산 관리‧매각지침’ 개정안을 공고했다. 은행연합회는 이달 중으로 지침 개정안에 대한 의견을 취합한 뒤, 규제개혁심의위원회에서 심의·의결할 예정이다. 의결이 된 직후 개정안이 시행된다.

개정안에 따르면 앞으로 채권은행은 기업 및 자산 매각 대금을 단독으로 보관할 수 없다. 채권은행으로 이뤄진 매각협의회가 신탁사 등 제3의 전문기관을 선정해 보관 업무를 위탁하게 된다. 어쩔 수 없이 채권은행에 위탁해야 할 경우 2곳 이상을 선정키로 했다.

매각자금 관리 절차도 강화된다. 매각자금을 관리하는 은행 또는 신탁사는 매월 잔액, 입출금 현황, 집행 내역 등을 매각협의회에 보고해야 한다. 자금 관리 은행은 자금 관리 담당 업무를 여러 사람이 나누어 보도록 해야 한다.

매각협의회는 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채권은행이 자체적으로 결성하는 협의체다. 매각 주관사 선정, 매각 규모 등 각종 업무를 진행한다. 지침 개정안은 매각협의회의 업무를 돕는 ‘운영위원회’를 새롭게 설치하기로 했다.

한편 금융감독원은 오는 4일 ‘은행권 내부통제 개선방안 최종안’을 발표한다. 명령휴가제·직무분리·장기근무 요건 강화, 내부고발제도 실효성 제고 방안 등이 담길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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