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도 ‘극우’ 부상할까… 1일 총선 투표 시작

박용하 기자 2022. 11. 1.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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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리쿠드당의 당대표 베냐민 네타냐후 전 총리가 26일(현지시간) 요르단강 서안지구 아리엘의 아리엘 대학교 캠퍼스에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내달 열릴 총선 유세를 하고 있다. | AFP연합뉴스

이스라엘 총선이 1일(현지시간) 시작됐다. 이번 선거를 통해 수년간 이어진 이스라엘의 정치적 불안이 해소될지 주목된다. 베냐민 네타냐후 전 총리가 극우 세력을 끌어들여 재집권에 성공할 수 있을지도 관심거리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이번 투표는 이날 오전 7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전국 1만2000여 개 투표소에서 진행된다. 이스라엘은 전국을 하나의 선거구로 하는 정당별 비례대표제를 채택하고 있으며, 총 120명의 의회(크네세트) 의원을 선출하게 된다. 각 정당은 최소 4석의 의석을 확보하면 원내에 진출할 수 있다. 총 40개 정당이 개별 또는 정당 간 연합체로 총선에 나섰다.

이스라엘에서는 최근 수년간 정치적 불안이 이어지고 있다. 2019년 4월 총선 뒤 연립정부 구성이 불발됐으며, 그 뒤에도 연정 실패가 거듭돼 4년 동안 5차례의 총선을 치렀다. 2020년 3월 총선 이후에는 네타냐후 전 총리가 이끄는 우파 성향의 리쿠드당과 베니 간츠 현 국방부 장관이 주도하는 중도성향의 청백당이 코로나19 정국 타개를 명분으로 연정을 구성했으나 예산안 처리를 둘러싼 갈등으로 파국을 맞았다. 지난해 3월 총선 이후에는 야이르 라피드 현 총리가 설계한 중도 좌파 성향의 ‘반네타냐후 연정’이 출범했으나 일부 의원들이 이탈하며 1년 만에 무너졌다.

네타냐후 전 총리가 이번 선거를 통해 재기를 노리고 있다. 그는 1996년부터 1999년까지 재임한 데 이어 2009년 3월31일부터 지난해 6월까지 총 15년 넘게 집권한 역대 최장수 이스라엘 총리다. 정치적 분열로 전체 의석의 절반 이상을 독식할 정당이 나올 가능성이 적기 때문에 그가 재집권하려면 우파 정당들을 규합해 과반(61명) 의석을 확보해야 한다. 이스라엘에서는 총선 후 연정 구성 가능성이 가장 큰 당의 대표를 총리 후보로 지명하고, 그가 연정을 통해 과반 의석을 확보하면 총리가 된다.

지난 28일 공표된 최종 설문조사를 보면 네타냐후 전 총리가 주도하는 우파 블록은 60∼61석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됐으며, 라피드 총리가 주도한 ‘반네타냐후 연정’ 참여 정당들의 의석수는 56석 안팎이었다. 여론조사 결과만 놓고 보면 네타냐후 전 총리가 이끄는 우파 블록이 지난해 3월 총선 때와 마찬가지로 연정 구성의 우선권을 가질 확률이 높다. 하지만 과반 의석 확보를 위한 연정 구성은 안심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네타냐후 전 총리는 정권 창출을 위해 극우 세력을 규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는 극우 성향 정당들의 연합인 ‘독실한 시오니즘당’의 이타마르 벤 그비르(46)에게 주요 장관직을 주겠다며 연정 파트너로 고려하는 모습을 보였다. 젊은 우파 유권자들의 인기를 얻고 있는 독실한 시오니즘당은 지난해 총선에서 6석에 불과했으나, 이번 총선에서 2배 이상인 14석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벤 그비르는 이스라엘에서 아랍계 시민을 추방해야 한다는 극단적인 입장을 보여왔다. 이 때문에 우파 연정 출범시 이스라엘의 대팔레스타인 및 대아랍권 정책이 더욱 강경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그는 집권하면 입법을 통해 네타냐후의 부패 혐의 조사를 무마해 주겠다는 입장도 보여왔다. 반네타냐후 진영에서는 독실한 시오니즘당이 이스라엘의 사법 시스템을 파괴할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박용하 기자 yong14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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