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희생자 눈물 속 마지막 길… 헌화대에는 시민들 추모 발길[이태원 핼러윈 참사]
이태원 핼러윈 참사 희생자인 김모씨(30)의 발인식이 엄수된 1일 경기 수원승화원 장례식장은 슬픔이 가득했다.
오전 9시 발인에 앞서 불교 예식에 따라 고인을 추모하는 목탁 소리와 염불이 1시간가량 이어졌다. 예식이 끝나고 운구가 시작되자 유가족들은 참았던 눈물을 흘렸다.
고인의 영정 사진 뒤로 유족과 지인들의 행렬이 이어져 화장터로 향했다. 발인식에는 김씨의 친구들이 유독 많이 참석했다. 김씨의 지인들은 평소 그가 주변을 잘 챙기고 항상 밝았던 사람으로 기억했다.
수원의 한 병원에서 방사선사로 일했던 김씨는 지난 29일 퇴근 후 친구 2명과 이태원을 찾았다가 변을 당했다. 인파에 떠밀려 깔려 있던 김씨는 약간의 여유공간이 있었다. 김씨는 옆에 있던 사람이 숨을 쉬기 힘들 정도로 고통스러워 하자 공간을 만들어 줬다. 그러나 넘쳐나는 인파에 짓눌리면서 김씨는 결국 숨을 거뒀다.
김씨의 관이 화장시설로 옮겨지자 곳곳에서 유가족과 지인들의 울음소리가 터져나왔다. 유족과 지인들은 황망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고, 한동안 자리를 뜨지 못했다. 김씨의 유족과 친구들은 영정 앞에서 술을 올리며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같은날 오후 12시40분쯤 수원 성빈센트병원 장례식장에서는 B씨(30)의 발인이 엄수됐다. B씨의 아버지는 발인이 시작되기 30분전부터 오열했다. B씨의 관은 운구차에 실려 오후 1시쯤 수원승화원에 도착해 1시간 뒤인 오후 2시 화장됐다.
이태원 핼러윈 참사의 희생자 2명이 안치된 수원승화원에는 이태원 참사로 숨진 이들을 추모하기 위한 헌화대가 마련됐다.
장례식장을 찾은 시민들은 헌화대에 흰 국화꽃을 올리거나 묵념하며 안타까운 죽음에 대한 애도를 표했다. 다른 빈소의 상주나 유족들이 헌화하는 모습도 보였다.
헌화대를 찾은 한 시민은 “사고 소식을 접하고 너무 안타까웠다. 청년층 희생자들이 많아 더 마음이 아프다”면서 “비슷한 일이 반복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의 발인식은 이날부터 차례로 엄수되고 있다. 현재 경기도 내 병원과 장례식장 28곳에는 현재 내국인 35명, 외국인 12명의 시신이 안치돼있다. 이날에는 총 19건의 발인식이 엄수됐다. 당국은 외국인의 경우 대사관과 협의를 거쳐 시신을 본국으로 인도할 계획이다.
이날 기준 이태원 참사의 희생자는 총 156명이다. 중상자 2명이 치료 도중 숨을 거두면서 전날보다 사망자가 늘었다.
김태희 기자 kth08@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사과해” “손가락질 말라” 고성·삿대질 난무한 대통령실 국정감사 [국회풍경]
- 수능 격려 도중 실신한 신경호 강원교육감…교육청·전교조 원인 놓고 공방
- [스경X이슈] ‘나는 솔로’ 23기 정숙, 하다하다 범죄전과자까지 출연…검증 하긴 하나?
- “이러다 다 죽어요” 외치는 이정재···예고편으로 엿본 ‘오겜’ 시즌2
- [단독] ‘김건희 일가 특혜 의혹’ 일었던 양평고속도로 용역 업체도 관급 공사 수주↑
- 유승민 “윤 대통령 부부, 국민 앞에 나와 잘못 참회하고 사과해야”
- “부끄럽고 참담” “또 녹취 튼다 한다”···‘대통령 육성’ 공개에 위기감 고조되는 여당
- 김용민 “임기 단축 개헌하면 내년 5월 끝···탄핵보다 더 빨라”
- [한국갤럽]윤 대통령, 역대 최저 19% 지지율…TK선 18% ‘지지층 붕괴’
- 민주당, 대통령 관저 ‘호화 스크린골프장’ 설치 의혹 제기… 경호처 부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