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사우디 공주가 네이버를 초청한 이유는

황순민 2022. 11. 1. 14:54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팀 네이버’ 이번주 중동 방문
최첨단 사옥 1784서 선보인
스마트기술 세일즈 나설듯
‘팀 네이버’ 이번주 중동 방문
최첨단 사옥 1784서 선보인
스마트기술 세일즈 나설듯

네이버가 중동 시장에서 기술 세일즈에 나선다.

디지털 트윈, 클라우드, 로보틱스 등 회사가 보유한 최첨단 정보통신기술(ICT)을 앞세워 초대형 스마트시티 프로젝트를 준비중인 사우디아라비아 등에서 글로벌 파트너 발굴에 속도를 높인다는 구상이다.

1일 업계 등에 따르면 채선주 네이버 대외·ESG 대표(사내이사)를 중심으로 클라우드·로봇·인공지능(AI) 사업 주축인 네이버 클라우드, 네이버랩스 등의 주요 실무자·기술진으로 이뤄진 ‘팀 네이버’는 이번주 사우디 방문길에 오른다. 이번 방문은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주도로 사우디 주요 프로젝트 수주를 위해 꾸려진 지원단의 일환으로, 네이버의 제2사옥 ‘1784’ 등 스마트빌딩 기술력에 주목한 사우디 측의 요청으로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팀 네이버는 네옴시티 사업을 추진하는 주요 경영진 등 발주처와 사우디 정부 주요 인사들을 만날 것으로 관측된다. 또 중동의 주요 관계자를 대상으로 별도의 발표 세션 등을 진행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채 대표는 이번 출장 계획과 목표를 묻는 본지 질의에 “출장 준비중인 것은 맞고 스마트빌딩, AI, 클라우드, 로봇 기술 등을 세일즈하는 차원에서 이뤄졌다”면서 “1784는 네이버 신기술 테스트 베드를 넘어 이제 기술 레퍼런스로 인정받고 있기 때문에 스마트 빌딩을 넘어 스마트시티로 확장시키는 글로벌 레퍼런스를 만드는 것이 앞으로의 목표”라고 밝혔다. 원희룡 장관은 네옴시티와 관련해 “도시나 산업단지를 만들어본 경험, 세계 최고 디지털 기술 수준 등 한국은 기획 단계부터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사우디의 실질적 지배자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는 2030년 완공을 목표로 초대형 신도시 사업 ‘네옴시티’를 추진중이다. 석유 중심의 사우디 경제를 대전환하기 위해 ‘사우디 비전2030’의 핵심 프로젝트다.

로봇이 물류와 보안, 가사노동 서비스를 맡고, 그린수소·태양광·풍력 등 친환경 에너지 인프라스트럭처를 갖춘 미래형 AI도시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나드비 알나서 네옴시티 최고경영자(CEO)는 “네옴시티를 AI 과학기술로 가득 찬 도시로 만들어서 세계의 롤모델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네옴시티는 사우디 북서부 타북주 일대에 약 2만6500㎢로 조성될 예정인데, 이는 서울시의 약 44배에 달하는 크기다. 네옴시티는 공식 사업비만 5000억달러(약 709조 1500억원)에 달한다.

사우디 정부는 네옴시티 건설을 위한 다양한 파트너 국가와 기업을 발굴중이다. 네옴시티는 모든 인프라와 물류가 AI와 로봇으로 작동하는 ‘세계 첫 인지도시(Cognitive City)’를 꿈꾸고 있다. 클라우드·로봇·AI·디지털 트윈 등 최첨단 기술을 신사옥 1784에 집약시킨 네이버의 기술력에 사우디가 큰 관심을 보이는 이유다.

네이버는 올해 초 완공된 신사옥 1784를 세계 최초의 로봇 친화형 빌딩으로 건립했다. 네이버는 신사옥에서 직접 개발한 로봇을 풀어놓고 학습시키고 있다. 이를 위해 국내 기업 최초로 5G(5세대) 이동통신 특화망을 구축했고 로봇의 눈과 두뇌 기능을 모두 클라우드에 올렸다.

<사진제공=네이버>

그 결과 로봇을 상황에 맞게 원격조종하거나 개선이 가능하고, 다양한 역할을 맡길 수 있도록 설계할 수 있게 됐다. 로봇이 빌딩에서 낮에는 배달부로 밤에는 경비를 서는 것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테크 컨버전스 빌딩을 표방하는 1784에선 네이버랩스, 네이버클라우드, 네이버웍스, 클로바CIC, 글레이스 CIC 등 네이버가 개발중인 모든 기술이 융합된 공간으로 꾸며졌다. 사옥이 로봇 뿐 아니라 자율주행, 인공지능, 클라우드, 헬스케어 등 선행 기술들의 테스트베드 역할을 하는 것이다.

네이버는 신사옥에서 활용중인 첨단 스마트 빌딩 기술과 노하우를 다른 기업이나 국가에 적용할 수 있도록 상용화한다는 계획이다. 실제로 이번의 스마트빌딩 기술에는 중동 뿐 아니라 미국·유럽 주요 국가와 기업들이 관심을 보여온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제공=네이버>

이에 네이버랩스와 네이버클라우드는 ‘팀 네이버’가 갖춘 다양한 분야의 기술력을 성공적으로 융합시켜 만들어 낸 ‘아크(ARC)’와 ‘5G 특화망 패키지’를 내년까지 상용화하겠다고 밝혔다.

아크는 인공지능(AI), 로봇(Robot), 클라우드(Cloud)를 줄임말로 네이버의 클라우드 로봇 시스템을 말한다. 본체에 내장된 기기가 아니라 AI·클라우드가 실시간으로 연결돼 로봇들의 두뇌 역할을 한다. 특히 건물 내의 로봇 수백 대가 정보를 동시에 공유하면서 5G 특화망인 ‘이음 5G’ 서비스를 통해 자율주행 경로를 초저지연·실시간으로 제어하는 것이 특징이다.

한편 사우디 정부의 네이버 초청은 지난 9월 20일 매일경제신문이 개최한 세계지식포럼에 참석한 하이파 빈트 모하메드 알 사우드 사우디 공주(관광부 차관)가 원희룡 장관과의 면담을 통해 이뤄졌다. AI와 인텔리전트 빌등 등에 관심이 많은 알 사우드 공주는 방한 당시 네이버 본사 방문을 희망했으나 일정 조정 등이 어려워 불발됐다. 대신 네이버를 사우디아라비아로 초청해 관련 논의를 진행하기로 했다. 황순민·김기철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