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좋다며 살고 싶어했는데”…러 언론, 안타까운 사연 보도

이태원 사고합동 분양소에서 조문중인 외국인 [사진출처=연합뉴스]

“한국에서 살고 싶어했습니다”

이태원 핼러윈 참사로 꽃다운 나이에 생을 마감한 20대 러시아 여성들의 사연이 현지 매체에 소개됐다.

1일 러시아 일간 모스콥스키 콤소몰레츠(MK)는 희생자 유족, 친구 등을 인터뷰한 내용을 보도했다.

이번 참사로 숨진 러시아 여성은 4명이다. 이 중 크리스티나 가르데르(26)는 시베리아 케메로보주 노보쿠즈네츠크에서 태어났다.

크리스티나는 2013년부터 한국 문화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고, 고향에서 돈을 모아 2년여 전 서울로 왔다.

크리스티나는 아르바이트로 생활비를 벌면서 대학 기숙사에서 생활했다. 한국 축제를 경험하기 위해 지난달 29일 핼러윈 축제가 열렸던 이태원을 찾았다가 사고를 당했다.

크리스티나는 흡입기를 사용하는 천식 환자다. 사람들이 한꺼번에 넘어지면서 질식을 일으킨 이번 사고는 크리스티나에게 더욱 치명적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유족들은 시신을 화장한 뒤 유골을 담은 상자를 러시아로 가져와 장례를 치를 예정이다.

이번 참사로 숨진 연해주 출신 율리아나 박(25)도 한국을 사랑했다. 율리아나는 지난 7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1년 전 한국어도, 내가 무엇을 해야 할지도 모른 채 한국으로 왔다. 그냥 여기서 살고 싶었다. 이런 결정은 위험하고 즉흥적이었다. 지금 나는 내가 자랑스럽다…”는 글을 남겼다.

율리아나는 서울에 있는 러시아 학교에 취업했고 유치원에서 영어도 가르쳤다고 한다.

친구들은 율리아나가 사고를 당해 병원으로 옮겨졌다는 소식을 뒤늦게 듣고 모든 병원을 찾아다녔지만 결국 가족들이 경찰로부터 사망 소식을 들었다고 밝혔다.

[최기성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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