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꾸만 손이 가네'...우승 트로피 기운을 받고 싶었던 '눈치 싸움' [유진형의 현장 1mm]
[마이데일리 = 인천 유진형 기자] 마법이라도 있는 걸까. 계속 보고 싶고 만져보고 싶었다.
지난 31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 내에 있는 그랜드 오스티엄에서 SSG 랜더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2022 KBO 한국시리즈 미디어데이'가 열렸다. 행사에 참석한 양 팀 감독과 선수들은 이태원 참사 희생자를 애도하며 차분한 분위기로 질문에 답했다.
하지만 우승 트로피 앞에서는 달랐다. 자꾸만 보고 싶고 만져보고 싶었다.
가슴에 근조 리본을 달고 조용히 질의응답 시간을 마친 양 팀 감독과 선수들은 우승 트로피에 손을 올리고 마지막 포토타임을 마쳤다. 이렇게 한국시리즈 미디어데이는 끝이 났다. 하지만 모두들 자리를 뜨질 못했다. 미디어데이 진행을 맡았던 MBC스포츠 박지영 아나운서의 퇴장 안내를 듣고도 우승 트로피에 시선을 뺏긴 채 한동안 말없이 우승 트로피를 응시하기만 했다.
우승 기운을 받아 가고 싶었던 SSG 최정이 퇴장을 하며 우승 트로피를 먼저 만졌다. 이 모습을 본 키움 이정후도 재빨리 우승 트로피 쪽으로 걸어와 손으로 만지며 우승 기운을 받아 갔다. 이렇게 해서라도 우승 기운을 뺏기고 싶지 않다는 눈치 싸움이었다.
아무것도 아닌 모습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선수들에게 우승이라는 게 얼마나 큰 꿈이며 바람인지 알 수 있는 장면이었다.
한편 1일 오후 6시 30분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리는 한국시리즈 1차전은 SSG 좌완 김광현과 키움 우완 안우진이 맞붙는다. 두 선수 모두 리그 최고의 투수로 김광현은 정규시즌 13승 3패 평균자책점 2.13을 기록했고, 안우진은 15승 8패 평균자책점 2.11로 기록했다.
김광현과 안우진은 올 시즌 리그에서 한차례 맞대결을 펼쳤는데 안우진이 7이닝 무실점 호투로 6이닝 2실점을 한 김광현에게 승리를 거뒀다. 하지만 팀을 상대로 거둔 성적에서는 김광현이 근소하게 앞선다. 김광현은 키움을 상대로 4경기 2승 1패 평균자책점 2.25를 기록했고, 안우진은 SSG와 5경기 1승 3패 평균자책점 2.53을 기록했다.
역대 한국시리즈 1차전 승리팀이 우승을 차지할 확률은 76.3%다. 그만큼 1차전이 갖는 의미는 아주 크다. 과연 어느 팀이 76.3%의 확률을 가져갈지 궁금해진다.
[눈치를 보며 우승 트로피를 만져 본 SSG 최정과 키움 이정후. 사진 = 인천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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