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눈 떴다"…이승엽 눈에 든 '차기 4번타자', 이번엔 터질까

김민경 기자 2022. 11. 1.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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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산 베어스 김민혁 ⓒ 두산 베어스

[스포티비뉴스=이천, 김민경 기자] "이제 야구에 눈을 뜨는 시점이다. 어디까지 올라갈지 알 수 없다."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이 오른손 거포 유망주 김민혁(26)의 가능성을 높이 평가했다. 김민혁은 올 시즌 막바지 자신의 잠재력을 충분히 증명했다. 38경기에 출전해 타율 0.284(88타수 25안타), 5홈런, 16타점을 기록했다. 누군가는 물음표를 품을 성적표지만, 그동안 유망주로 머문 시간이 길었던 김민혁에게는 큰 한 걸음을 내디딘 결과물이었다.

김민혁은 1일 이천베어스파크에서 취재진과 만나 "(올해는) 정말 행복했다. 이렇게 1군에서 많은 경기를 나간 적도 없었고, 이런 기회를 받은 적도 없었다. 나한테는 시작이었는데, 나름대로 보여줄 수 있는 것은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특히 잠실에서 친 첫 홈런(지난달 6일 잠실 삼성전)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아직도 한번씩 영상을 본다"고 답하며 미소를 지었다.

이 감독은 김민혁의 올해 활약상을 관심 있게 지켜봤다. "김민혁은 이제 야구에 눈을 뜨고 있는 시점이라 조금 더 몰입감을 갖고 하면 어디까지 올라갈지 알 수 없다. 발전 가능성이 큰 선수다. 이번 마무리캠프는 내년 스프링캠프를 위한 준비라 생각하고 내실을 다졌으면 한다"며 기대감을 보였다.

김민혁은 광주동성고를 졸업하고 2015년 신인 2차 2라운드 16순위로 입단할 때부터 잠재력을 높이 평가받았다. 1군에서 잠재력을 터트리면 차기 4번타자로도 손색없는 힘과 타격 재능을 갖췄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다만 원석을 다듬는 시간이 오래 걸렸다. 1군 무대에서 결과를 내기까지 여러 시행착오를 겪어야 했다. 내야 한 포지션을 차지하기 어려웠던 수비도 김민혁의 시간을 더디게 흘러가게 했다.

올해는 달랐다. 9월을 앞두고 마음가짐을 바꾼 게 엄청난 변화로 이어졌다. 김민혁은 "(김)재환이 형이 이 말을 해줬다. '안 되도 내려가서 다시 준비하자'고 생각하라고. 재환이 형도 그렇게 했다고 그런 말을 많이 해줘서 편안하게 타석에 섰다. 예전에는 긴장을 많이 했다면, 타석에서 그런 마음가짐으로 들어가니까 마음도 편하고 공도 잘 보이더라. 또 9월에 1군에 올라오기 전에 그냥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해봤다. 눈치 보지 않고 타석에서 내가 치고 싶은 폼을 준비해서 올라갔다. 그러면서 결과가 나왔다"고 이야기했다.

이 감독이 '야구에 눈을 떴다'고 평가한 것과 관련해서는 "예전에는 한번씩 나가고 많이 출전하지 못하다 보니까 타석에서 자신감이 없었다. 시즌 막바지에 기회를 많이 받으면서 많은 투수들을 상대하다 보니까 여유도 생기고, 그 여유에서 결과도 나오니까 자신감이 많이 생긴 것 같다"고 돌아봤다.

김민혁은 올 시즌을 마치자마자 2군 훈련에 합류했다가 허리를 다쳐 마무리캠프 합류가 늦어졌다. 잠실에서 재활조와 함께 운동하고 회복하자마자 이날 이천에 합류했다. 이 감독과는 처음 동행인데, 김민혁은 벌써 '국민 타자'에게 질문하고 싶은 게 정말 많다.

김민혁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선수셨으니까. 노하우나 그런 걸 많이 여쭤봐야겠다고 생각했다. 밀어서 멀리 치는 것을 한번 배워보고 싶다. 다른 타격코치님들께 이야기는 많이 들었는데, 이승엽 감독님은 어떻게 치셨는지 그 방법을 배워보고 싶다"고 말하며 눈을 반짝였다.

이어 "(캠프 합류 전에) 선수들한테 연락해서 물어봤는데, '힘들다'는 말을 가장 많이 하더라(웃음). 감독님께서 선수일 때도 훈련 양이 많고, 야구에 열정이 있으시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나름대로 긴장을 많이 하고 왔다. 직접 뵈니까 포스가 있으시다"고 덧붙였다.

다음 시즌 좋은 타격감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가장 큰 고민은 포지션이다. 김민혁은 그동안 1루수와 3루수로 주로 뛰었는데, 주전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한 포지션을 꿰찰 경쟁력을 보여줘야 한다.

이 감독은 이와 관련해 "우리 팀에 지금 좋은 선수들, 경쟁할 선수들이 많다. 선수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경쟁해라, 경쟁해서 이겨라' 이 말뿐이다. 여기는 프로라 누가 엉덩이 두들겨 주고 그런 것 없다. 옆에 누가 있든, 많은 연봉을 받는 선수가 있든 지금은 백지상태다. 이겨라. 이기는 사람이 경기에 나간다"고 조언했다.

김민혁은 "그동안은 확실한 포지션이 없어서 시키는 대로 해보려 했다. 1, 2군에서 그래도 1루수로 많이 나갔으니까. 1루수에 포커스를 맞추려 한다. 다음 시즌에는 조금 더 안정감 있는 수비를 보여주고 싶고, 타격에서는 변화구 대처 능력을 조금 더 보완을 많이 해야 할 것 같다. 경쟁은 항상 하던 일이다. 열심히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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