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위 자리 내준 고진영 ‘지고는 못사는 성격’이지만 ··· 지금은 몸과 마음 추스릴때

오태식 2022. 11. 1.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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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진영. <사진 AFP연합뉴스>

어차피 세계 1위 자리에서 내려오는 것은 시간의 문제였다. 손목 부상으로 한 달 이상 대회 출전을 포기할 때부터 언젠가 내줘야할 자리였다.

고진영(27)은 한국시간으로 11월의 첫날, 9개월 간 지켜온 세계 1위 자리에서 물러나고 그 자리를 아타야 티띠꾼(태국)에게 넘겨줬다. 점수 차이라고 해봐야 0.04점에 불과하다. 티띠꾼이 7.13점, 고진영은 7.09점을 기록했다. 하지만 최근의 흐름상 고진영이 곧바로 티띠꾼을 제치고 다시 1위 자리에 오르기는 힘들 전망이다. 힘든 시간을 보내는 고진영에게 지금 중요한 건 1위 자리 복귀 보다도 하루빨리 마음과 몸을 추스리는 것이다.

지금처럼 부상의 상황에서는 오히려 1위 자리가 그를 더 힘들게 했을 수 있다. 그동안 세계 1인자로서, 대한민국 여자골퍼의 에이스로서 고진영이 느껴야 하는 무게감은 엄청났을 게 분명하다. 책임감이 강하고 욕심도 많은 고진영은 올해 전반적인 한국여자골퍼의 부진을 자신의 탓으로 생각하고 힘든 시간을 보냈을 수도 있다.

지금 당장은 아쉬운 기분도 들겠지만 오히려 홀가분한 마음으로 재충전하는 데 집중할 수 있을 것이다. 세계 1위 자리에서 물러났다고 실력이 줄어드는 것도 아니다. 고진영은 그저 고진영일 뿐이다. 위기가 오히려 기회일 수 있다.

올해 고진영은 당초 세웠던 목표를 이루지 못한 것도 있지만 누구도 가보지 못한 대단한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고진영은 LPGA 사상 처음으로 100개 미만 대회에서 생애 상금 1000만 달러를 돌파하는 대기록을 세운 바 있다. 충분히 자부심을 가질 만하다.

이제 고진영은 출전 예정인 마지막 2개 대회에서 백의종군하는 마음으로 최선은 다하되 편하게 임할 필요가 있다. 꾸준한 성적을 내고 싶다는 새해 초 계획은 아쉽게 무산됐지만 늘 그랬던 것처럼 유종의 미로 시즌을 끝낼 수 있다면 지금의 현실에서 그보다 더 좋을 수 없을 것이다.

고진영은 쉽게 포기하는 성격이 아니다. 지고는 못사는 성격이다. 긍정적이고 꿈을 이루려는 욕망도 크다. 고진영이 직접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홈페이지에 올렸던 소개의 글에서도 그의 스타일이나 성격을 잘 알 수 있다.

“내가 태어난 생일은 7월 7일이다. 그래서 난 항상 행운아라고 생각한다. 나의 성격은 긍정적이며, 밝고 쾌활한 성격이다. (중략). 누구보다 그 꿈을 이루고자 하는 욕망이 크다. 욕심이 많고, 지고는 못사는 성격이고, 남이 잘하는 부분을 내것으로 꼭 만들려고 하는 성격이다. (중략) 최종 목적지는 LPGA이고 미국 명예의 전당이다.”

그가 소개했던 것처럼 고진영은 욕심이 많고, 지고는 못사는 성격이다. 하지만 지금은 잠시 물러나 지친 몸과 마음을 추스를 때이다.이보 전진을 위한 일보 후퇴일 뿐이다. [오태식 골프포위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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