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구로가 11억…"안 깎아준다" 배짱 부리다 '할인분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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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분양가 논란에 일반공급 물량 90% 이상 미분양된 서울 구로구 신축 아파트가 '할인분양'을 검토 중으로 알려졌다.
구로구청 관계자는 "시행사에서 미분양 물량 해소를 위해 분양가 인하를 검토 중"이라며 "할인분양 여부는 보고 의무가 없어 구체적인 인하 폭은 알 수 없다"고 했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원장은 "청약 경쟁률 저하와 미분양, 미입주 물량 증가는 대표적인 부동산 경기침체 신호"라며 "최근 이 지표를 보면 서울도 더 이상 미분양 안심 지역이 아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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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0가구 규모인 이 아파트는 조합원 물량과 장기전세를 제외한 전용 67~84㎡ 140가구를 일반분양했다. 분양가는 전용 67㎡가 8억4900만~8억6000만원, 전용 84㎡가 10억5100만~10억9500만원으로 책정됐다. 3.3㎡당 평균 3100만원이 넘는다.
주변 시세보다 비싼 '배짱 분양가'는 외면받았다. 8월 말 본청약에 이어 이달 초 무순위청약을 진행했으나 현재까지 계약된 물량은 12가구에 불과하다. 최근 인근 아파트 시세가 하락 중이어서 추가 계약 해지 가능성도 있다.
시행사 관계자는 지난달 무순위청약 직후"분양가를 낮출 바에 차라리 사업을 접는 게 낫다"는 입장을 밝혔다. 금융 비용과 인건비, 자잿값 급등에 따른 원가 상승을 고려하면 손실이 우려된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최근 급속히 침체한 시장 분위기에서 '악성 미분양'(준공 후 미분양)이 우려되자 입장을 바꾼 것으로 보인다. 이미 현장은 건물 철거를 완료하고 지하 터파기 공사가 한창이어서 사업을 되돌리기 어려운 상황이다.
구로구청 관계자는 "시행사에서 미분양 물량 해소를 위해 분양가 인하를 검토 중"이라며 "할인분양 여부는 보고 의무가 없어 구체적인 인하 폭은 알 수 없다"고 했다. 다만 시행사 관계자는 "결정된 바 없고, 말하고 싶지 않다"며 즉답을 피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시장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고 지적한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 전문위원은 "금리가 높아져 집값 하락 압력이 높아졌고, 급매와 경매 등 시세보다 저렴한 가격에 주택을 살 수 있는 경로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며 "서울 신축 아파트라도 분양가격이 비싸면 수요자들이 외면할 것"이라고 했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원장은 "청약 경쟁률 저하와 미분양, 미입주 물량 증가는 대표적인 부동산 경기침체 신호"라며 "최근 이 지표를 보면 서울도 더 이상 미분양 안심 지역이 아니다"고 했다.
이 때문에 다른 시내 장기 미분양 아파트도 사업 환경이 더 악화할 경우 결국 할인분양을 선택할 것이란 전망도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9월 말 기준 시내 민간 미분양 주택은 719가구로 전월(610가구) 대비 109가구 늘었다. 올해 1월(47가구)과 비교하면 15배 이상 늘어난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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