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 새 주인 머스크, 유료화 혈안…직원들엔 "24시간 일하라"

유료계정 '블루틱' 4.99달러→19.99달러 인상 추진…"광고주 영향력 벗어나 표현의 자유 얻으려면 신규수입 필요"…직원들은 대량해고 불안에 "주 7일, 하루 24시간 근무 체제로"

트위터를 인수한 일론 머스크가 유료화 서비스 이용료를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사진은 머스크의 트위터 계정/ⓒ로이터=뉴스1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기업인 트위터를 인수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트위터 유료화 계정 확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광고주들의 입김에서 벗어나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려면 광고 이외 신규 수익원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직원들에게는 유료화 인증 계정 확보를 위해 밤낮, 주말을 가리지 말고 일하라고 지시했다.

3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CNN 등에 따르면 일론 머스크가 월 4.99달러(약 7100원)였던 유료 계정인 '블루틱' 이용료를 다양한 옵션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트위터 내부 문서와 머스크 측근 등으로부터 확인된 이용료 옵션은 월 9.99달러(1만4000원), 14.99달러(2만1000원), 19.99달러(2만8000원) 등으로 구성돼 있다.

블루틱은 트위터 이용자의 계정 옆에 붙는 파란 스티커로 가짜가 아닌 진짜 계정이라는 것을 확인해주는 일종의 증명서다. 이 서비스를 이용하면 광고 등을 편집할 수 있어 기업과 언론사, 비정부기구(NGO), 유명인 등이 주로 이용해 왔다. 이 기능은 지난해 출시됐으며 현재 미국·캐나다·호주·뉴질랜드 사용자에게만 제공해 왔다.

세면대를 들고 트위터 본사에 방문한 일론 머스크/ⓒ머스크 트위터 영상 캡처

머스크는 앞으로 19.99달러 유료 이용자에게만 블루틱 서비스를 제공하고 90일 안에 이용료를 내지 않으면 이 파란 스티커를 제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자선단체와 국제기구 등에 대한 이용료 면제가 유지될 지 여부는 불분명하다.

머스크는 트위터를 인수하기 전부터 "트위터 봇을 이용한 가짜 계정들이 활동하고 있다"며 블루틱 서비스 이용을 권장해 왔다. 미국 정보기술(IT) 전문매체 버지는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유료화 프로젝트 담당 직원들은 오는 11월 7일까지 관련 인증작업을 마무리하지 못하면 해고하겠다는 머스크의 통첩을 받았다"고 전했다.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하자마자 유료화에 열을 올리는 것은 회사의 수익과 직결된 가장 중요한 사안이라고 판단하고 있어서다. "트위터를 인수하면 혐오표현 규제를 완화해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겠다"고 공공연히 밝혀온 머스크가 새 주인이 된 뒤 광고주들의 트위터 광고 배제 움직임이 일고 있는데 이에 흔들리지 않으려면 독립적인 수입원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현재 트위터 매출에서 광고가 차지하는 비중은 90% 이상이다.

머스크는 유료계정 확대에 회사의 사활이 걸린 만큼 직원들에게도 강한 압박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최근엔 회사의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쉬지 말고 일하라고 독려했다. 한 트위터 직원은 "머스크가 회사를 인수한 후 하루 24시간, 주 7일 연중무휴로 업무가 이뤄지고 있다"며 "직원들이 눈치를 보며 극도의 압박감에 시달리고 있다"고 말했다. 머스크가 트위터 전체 직원의 25~50%를 해고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직원들의 불안은 더 커진 것으로 보인다.

한편 머스크의 트위터 유료화 전환 시도가 성공할 지 여부는 확실치 않다. 최근 실시한 트위터 여론조사에서 120만명 이상의 응답자 중 80% 이상이 '인증을 받기 위해 돈을 내지는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월 5달러를 낼 의사가 있다는 답변은 11%, 15달러를 내겠다는 응답은 5%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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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지유 기자 clio@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