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회장 취임 후 첫 창립기념일…"새 역사 만들어가자"(종합)

오문영 기자, 한지연 기자 2022. 11. 1.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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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DX부문장)./사진=뉴스1
경계현 삼성전자 사장(DS부문장)./사진=뉴스1

"우리의 저력과 도전 의지를 바탕으로 또 한 번 새롭게 변신해 삼성전자의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 나갑시다."

1일로 창립 53주년을 맞이한 삼성전자가 기념사를 통해 새로운 도약을 다짐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경기 수원 삼성 디지털시티에서 창립 53주년 기념행사를 개최했다. 행사는 국가적 애도 기간임을 고려해 대표이사인 한종희 부회장(DX부문장)과 경계현 사장(DS부문장)의 기념사 및 장기근속자 수상 등 연례행사 위주로 차분한 분위기 속 진행됐다. 행사 시작 전 묵념을 통해 이태원 참사 희생자 추모하기 위한 시간도 가졌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사장단과 상을 받는 일부 임직원 등 최소한의 인원만 현장에 참석해 행사를 진행했다"면서 "사내 동호회 축하공연 등은 취소했다"라고 말했다.

한종희 부회장과 경계현 사장은 창립기념사를 통해 작금의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 나가자고 당부했다. 한 부회장 등은 "올해는 새롭게 취임하신 이재용 회장님을 모시고 새로운 삼성전자를 만들어가는 첫걸음을 내딛는 의미 있는 순간"이라며 "우리를 둘러싼 현실이 그 어느 때보다 엄중하고 냉혹하지만, 회장님 말씀처럼 어렵고 힘들 때일수록 앞서 준비하고 실력을 키워 더욱 과감하게 도전해 나가자"고 말했다.

한 부회장 등은 이어 △한계 없는 도전과 혁신으로 새롭게 성장하고 △고객 중심으로 핵심 경쟁력을 재정의하며 △지속가능경영을 보다 적극적으로 실천하고 △소통과 일하는 방식을 바꾸어 나갈 것을 요청했다.

한 부회장 등은 "지난 반세기 동안 삼성전자는 새로운 제품과 기술을 대중화해 인류의 삶을 좀 더 편하고 가치 있게 만들기 위해 노력해 왔다"면서 "이제는 기술의 대중화 차원을 넘어 새로운 길을 보다 적극적으로 만들어 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스스로 정해 놓은 한계를 넘어 새 사업과 시장을 창출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새로운 기회 영역으로는 AI(인공지능)와 IoT(사물인터넷), 로봇, 메타버스 등을 언급했다.

회사 업의 본질이 고객을 위한 가치를 만들어 내는 것이란 점도 언급했다. 한 부회장 등은 "어려운 시기일수록 본질을 다시 살펴야 한다"면서 "우리의 근간은 고객이다. 최고의 품질을 제공하는 회사라는 고객의 믿음이 앞으로도 우리의 가장 큰 자부심이 되도록 작은 부분까지 최선을 다해달라"고 전했다.

지속가능한 미래 사회를 만드는 데 기여해야 한다고도 주문했다. 한 부회장 등은 "환경 문제에 대한 대응은 인류 공통 과제"라며 "우리는 기업 시민이자 기술 선도 기업으로서 장기적 안목을 바탕으로 친환경 기술 혁신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준법은 기업 존속과 연결되는 필수 요소"라며 "선구적인 준법정신과 문화가 기본 가치로 자리 잡도록 임직원 여러분의 적극적인 동참을 당부드린다"고 전했다.

끝으로 한 부회장 등은 "행복한 직장은 혁신의 원동력"이라며 소통과 일하는 방식을 바꾸어 나가자고 말했다. 한 부회장 등은 "내부의 혁신은 신뢰받는 기술 개발로 이어지고, 신뢰받는 기술을 바탕으로 고객 소통과 기업 가치를 확대해 나간다면 우리는 어려운 시기를 슬기롭게 헤쳐 나갈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

지난달 27일 이사회 의결을 통해 공식적으로 회장 자리에 오른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이날 서초동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공판을 마친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 /사진=홍봉진 기자 honggga@

삼성전자는 1969년 1월 13일 삼성전자공업이라는 사명으로 출범했지만 1988년 11월 삼성반도체통신을 합병한 이후 창립기념일을 11월 1일로 변경했다.

이재용 회장 취임 이후 처음 맞는 창립기념일이지만, 이 회장은 기념행사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날 별도 메시지도 내지 않았다. 창립 50주년이었던 2019년 창립기념식 때 이 회장이 영상 메시지를 보냈던 것을 제외하면, 그간 대부분 행사는 임직원 중심으로 진행돼 왔다.

이 회장은 지난달 27일 삼성전자 이사회 의결을 거쳐 회장으로 취임한 뒤 사내게시판에 글을 올려 임직원들과 각오를 다진 바 있다. 이 회장은 당시 '미래를 위한 도전'이란 제목의 글을 통해 "진정한 초일류 기업, 국민과 세계인이 사랑하는 기업을 꼭 같이 만들자"며 "제가 그 앞에 설 것"이라 말했다.

한편 삼성전자와 창립기념일이 같은 삼성디스플레이와 삼성전기도 각각 창립 10주년과 49주년을 예년 대비 간소하게 보냈다. 2012년 7월 출범한 삼성디스플레이는 삼성전자 창립일을 따르고 있고, 1973년 3월 설립된 삼성전기는 초도 출하일인 11월1일을 창립기념일로 삼고 있다.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사장은 기념 방송을 통해 앞선 기술로 출범 10년 만에 최고의 성과를 만들어낸 임직원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며 "디스플레이로 세상을 변화시킨다는 생각으로 꿈을 펼치고 상상하는 모든 것에 도전하자"고 말했다. 이어 "삼성디스플레이는 앞으로도 글로벌 1위 자리를 지키며 직원들의 성장을 이끌고 미래 인재들이 함께하고 싶어 하는 기업으로 성장해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은 기념사에서 삼성전기가 지금까지 걸어온 발자취와 앞으로의 회사 비전을 임직원들에게 설명했다. 장 사장은 "삼성전기의 3대 사업이 앞으로 산업을 이끄는 첨단 기술에 꼭 필요한 분야가 될 것"이라며 "과감한 도전을 통해 핵심 분야에서 최고 수준의 전문가로 성장하는 문화를 정착시키고, 변화하는 글로벌 경영환경 속에서 시장 성장을 뛰어넘는 발전으로 초일류 테크 부품회사에 한 걸음 더 나아가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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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문영 기자 omy0722@mt.co.kr, 한지연 기자 vividh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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