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을 주지 못할망정…"이영표를 내치는 강원도…이유없는 '횡포'인 이유
[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상을 줘도 모자랄 판국에 정치적 토사구팽?"
강원도가 이영표 강원FC 대표이사(45)와 재계약하지 않기로 했다는 소식을 접한 축구인들은 이구동성으로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강원도 출신의 '한국축구 레전드'이기도 하거니와 이 대표가 버림당해야 할 뚜렷한 명분이나 이유를 찾을 수가 없다. 이렇게 대우해도 되느냐"는 분통이었다. 일각에서는 "'정권(도지사)' 바뀌고 나서 구태의연한 정치적 희생양이 될 것이란 우려가 있었는데 결국 현실이냐"는 의혹까지 제기하고 있다.
도민구단 강원FC가 충격에 빠졌다. 강원 구단에 따르면 강원도가 오는 12월말까지 임기인 이영표 대표와 재계약하지 않는다는 뜻을 지난 31일 통보했다.
이 대표는 "인사권자의 결정을 존중한다. 남은 2개월간 충실하게 마무리하고 떠나겠다. 그동안 응원해주신 팬들께 감사했다"고 말했다. 강원도측은 "더 나은 발전을 이끌 수 있는 적임자를 찾을 것"이라고만 밝혔다. 이 대목에서 강원도의 이런 결정에 대한 의구심이 증폭된다. 이 대표가 '토사구팽' 당하듯 물러나야 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당장 눈에 띄는 성과는 창단 역대 최고 성적(6위)으로 마무리한 2022년 시즌이다. 지난해 승강플레이오프에서 기적같은 '잔류 드라마'를 연출한 강원은 올해 들어 상위스플릿까지 도약하며 도민들에게 큰 감동과 환희를 안겼다. 여기에 김대원 양현준 김진호 등 '대표상품'을 키워내 강원 축구의 위상도 끌어올렸다. 이런 성과를 이끈 '명장' 최용수 감독(51)을 '삼고초려'로 영입한 이가 이 대표라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2002년 한-일월드컵 레전드인 최 감독과 이 대표는 환상의 호흡으로 구단을 잘 이끌었다.
리그 성적을 차치하더라도 객관적으로 입증된 이 대표의 공로는 수두룩하다. 우선 구단 경영 상태를 안정화시켰다. 강원 구단은 시·도나 모기업의 지원금을 제외하고 스폰서십과 MD 판매, 유료 관중 등으로 벌어들인 수익을 기준으로 했을 때 2021시즌 K리그 구단 운영 수익률 1위를 기록했다.
올해의 경우 회계 연도 12월이 지나지 않아서 가결산 상태이지만 강원랜드 후원금, 받아야 할 선수 이적료 등 수십억원이 수입으로 잡힐 경우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알려졌다. 모기업 지원에 의존하는 국내 K리그 여건이나 더 열악한 시·도민 구단의 현실을 감안하면 괄목상대할 성과다.
이같은 경영 호전은 이 대표 부임 이후 구단의 달라진 마케팅 실적에서도 잘 알 수 있다. 부임 첫 시즌이던 2021년 신규 스폰서가 7개였고, 2022년에는 쿠팡플레이 등 10개(9월 현재)의 신규 스폰서가 더 추가됐다. 스포츠 브랜드 '휠라'와 장기계약(4년)으로 용품 스폰서를 유치한 것도 이 대표의 작품이다. '휠라'를 활용한 MD 상품 매출도 덩달아 뛰어올랐다. 올해 1∼8월까지 매출 실적 집계 결과 2021년 동기 대비 91% 증가했다. 2021년 전체와 비교해서도 50%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유료 관중수도 2021년 대비 45% 늘어났다.
이 대표는 '책상머리'만 붙잡고 있는 경영인이 아니었다. 인지도가 높은 스타 출신인 데다,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의 중책도 맡고 있는 까닭에 강원 지역 축구 저변 확대를 위해 먼저 발벗고 나섰다. 동호인 친선 축구대회 등 지역 밀착 활동과 봉사 활동 등 이 대표와 구단 프런트는 거의 매주 현장을 찾아다녔다. 달라진 '스킨십'에 축구 불모지였던 강원 지역에서 강원FC에 대한 인식이 달라졌다. 그런가 하면 유소년 아카데미 특별 강연자로 나서 관리하면서 경기당 150명의 고정 관중을 확보했고, 구단 홍보를 위한 각종 유튜브 영상의 단골 출연자가 이 대표였다. 최근에는 인기 축구 예능프로그램 '뭉쳐야찬다2' 촬영을 유치해 구단 프런트와 한팀을 이뤄 '어쩌다벤져스'와 대결을 펼치는 등 강원FC를 전 국민에게 알리기 위한 자리를 마련하기도 했다.
이처럼 스타 의식을 내려놓고 고향팀을 위해 헌신한 이 대표가 물러날 위기에 처하자 축구인은 물론, 강원 축구팬들까지 집단 반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제는 인사권자 김진태 도지사가 대답할 차례다. 명분없는 인사는 '횡포', '갑질'로 보여져 더 큰 반발을 초래할 수 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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