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시장 경색·무역적자'에 대외 신용위험, 5년 만에 최고치로 뛰어
주요국의 금리 인상과 무역수지 적자 등 악재로 우리나라 대외신인도를 보여주는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이 5년 만에 최고치로 뛰었다.
1일 국제금융센터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 정부가 발행하는 외국환평형기금채권 5년물의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지난달 31일 70bp(1bp=0.01%포인트)로 전날보다 4bp 높아졌다. 이는 2017년 11월 14일(70.7) 이후 약 5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CDS는 채권을 발행한 국가나 기업이 부도났을 때 손실을 보상해주는 일종의 보험 성격의 금융파생상품이다. 해당 국가 경제의 위험이 커지면 대체로 프리미엄도 올라간다.
우리나라 5년물 CDS 프리미엄은 신용등급이 우리보다 낮은 일본(31bp)의 두 배가 넘어 격차가 39bp까지 벌어졌다.
국제신용평가회사인 무디스와 피치가 산정한 국가 신용등급을 보면 우리나라가 'AA'로 일본 'A+'보다 두 단계 높다. 피치가 부여한 우리나라 등급도 'AA-'로 일본(A)보다 두 단계 높은 수준이다. 우리나라보다 두 단계 높은 'AAA' 등급의 독일의 CDS 프리미엄은 현재 27bp 수준이다.
다만 우리나라는 준거자산이 달러 표시 외평채로, 자국 국채인 일본보다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과 외환시장에 더 큰 영향을 받는 구조라는 차이점은 있다.
정부가 이날 발표한 우리나라 수출입동향을 보면 10월 수출은 2년 만에 감소하면서 무역수지는 7개월 연속 적자를 나타냈다.
지난달 수출은 지난해 같은 달 대비 5.7% 감소한 524억 8천만 달러, 수입은 9.9% 늘어난 591억 8천만 달러로 집계됐다. 무역수지는 67억달러(약 9조 6천억 원) 적자를 기록했다.
회사채 시장 경색 국면이 길어지고 있는 것도 CDS프리미엄 오름세의 한 요인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정부가 자금 경색을 풀기 위해 50조 원 이상의 유동성을 푸는 정책을 발표했으나 외국인 투자자는 아직 불안이 가시지 않았다고 보는 것 같다"며 "중국 불안에 불거진 '차이나 런'(탈주국) 현상이 국내 위험으로 이어진 점도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비교하면 아직 위험수위에 달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의견도 나온다.
박 연구원은 "우리나라 CDS 프리미엄이 최근 급등한 건 맞지만 상대적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및 유럽 재정위기와 비교해 그렇게 높은 건 아니어서 위기에 가깝다고 볼 수 없다"며 "2017~2018년 미중 무역 갈등 또는 2015년 중국발 위기 때 수준으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당분간 회사채시장 안정 및 자금시장 경색 국면 완화 여부를 주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회사채와 국고채 간 금리 차이를 나타내는 신용 스프레드는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로 뛰었다. 'AA' 신용등급 회사채 1년 만기 금리의 신용 스프레드는 지난달 27일 기준 1.471%포인트로 지난 2009년 3월 27일(1.486%포인트) 이후 가장 높았다. 신용 스프레드가 확대될수록 시장이 회사채 투자 위험을 높게 본다는 뜻이다.
이날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도 전 거래일 종가보다 4.2원 오른 1428.5원에 개장한 뒤 1427.1~1429.6원에서 움직이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이번 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4연속 '자이언트 스텝'(한 번에 0.75%포인트 금리 인상)을 단행할 수 있다는 전망이 작용한 영향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자금 경색 현상이 완화되지 않으면 대외 신용도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고, 원화 약세가 심화해 외국인이 다시 주식을 팔고 나갈 우려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외국인은 지난달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서 3조원 넘게 순매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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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박초롱 기자 pcr@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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