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너무 나갔나? ‘이상민 파면’ 발언에 與 발칵
155명의 희생자가 나온 ‘이태원 참사’ 와 관련해 유승민 전 의원의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파면’ 발언이 나오자 여당 의원들이 잇따라 비판하고 나섰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 지도부와 당권주자들 사이 갈등이 다시 표면화되는 모양새다.
유 전 의원은 1일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헌법 34조 6항 ‘국가는 재해를 예방하고 그 위험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기 위하여 노력하여야 한다’는 내용의 글귀를 올렸다. 해시태그는 ‘#유승민 #대한민국헌법 #국가는왜존재하는가’ 였다. 윤석열 정부가 가장 기본적인 국가의 책무조차 지키지 못했다는 강한 비판을 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에 앞서 유 전 의원은 지난달 31일 페이스북에 이상민 장관을 겨냥해 “‘경찰을 미리 배치한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었다,’ ‘선동성 정치적 주장을 해서는 안된다’라고 말한 장관부터 당장 파면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국가 애도기간인데도 여당 내에서 가장 강도 높게 정부 대응을 비판하자 더불어민주당은 이를 인용해 여당 공격에 나서고 있다.
여기에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의 변호인인 이병철 변호사는 1일 보도자료를 통해 이태원 참사 같은 경우 개입할 법적 근거가 없다는 대통령실의 발언에 대해 “새빨간 거짓말”이라고 비난했다. 이 변호사는 “경찰관직무집행법과 재난관리법에 따라 경찰은 위험발생 방지조치를 하고 행안부 장관은 재난사태를 선포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런 조치를 하지 않은 경우 업무상과실치사상죄, 직무유기죄, 직권남용죄로 처벌해야 한다”며 “검찰은 용산경찰서, 용산구청, 서울시청 등을 압수수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유 전 의원의 강도 높은 비판에 국민의힘 지도부와 일부 차기 당권 주자는 역공에 나섰다.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은 1일 라디오 인터뷰에 출연해 “지금 파면 얘기를 내놓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이상민 장관께서도 지금 밤잠 못 주무시면서 일하고 있지 않나. 그런 문제를 지금 왜 거론하는지 모르겠다”고 유 전 의원을 에둘러 공격했다. 이어 “지금은 모든 당력을 또 국력을 집중해서 빨리 이 사태를 마무리하고 수습하는 게 제일 먼저”라고 덧붙였다.
당권 주자인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 계정에 “지금은 애도 기간이다. 국민들이 마음을 모아 희생자들을 애도하고 유족들의 고통을 위로하며 부상자의 빠른 회복에 관심을 쏟아야 할 때”라며 “대형 사고의 트라우마를 키우는 민주당 일각의 남탓이나 아니면 말고식 가짜뉴스를 내지르고 보는 무책임함은 자제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아직 충분한 원인 규명과 책임소재가 가려지기도 전인데, 파면부터 언급하는 것 역시 바람직하지 않다”고 유 전 의원을 비판했다.
여당 핵심 의원들의 이같은 반응은 이미 야권에서 이번 참사 이후 사고 책임과 관련해 대대적 공세에 나설 것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유 전 의원의 당내 비판에 부담을 느끼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우제윤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