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영 용산구청장 "참담한 사고에 송구…사전대응 미흡 확인할 것"

사흘만에 공식입장…"애도기간 끝나면 대책 수립할 것"
방송 인터뷰 발언으로 '책임 회피' 지탄받아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31일 오전 서울 용산구 녹사평역 광장에 설치된 이태원 사고 사망자 합동분향소에서 헌화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2.10.31/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서울=뉴스1) 박동해 기자 =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이태원 참사 발생 사흘 만에 공식입장을 내고 사과의 뜻을 전했다. 박 구청장은 구가 사고 예방에 미흡했다는 지적에 대해 애도기간이 종료되는 대로 대책 마련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박희영 용산구청장은 1일 보도자료를 통해 "지금은 사망자와 유가족을 위한 추모와 위로의 기간이고 장례절차 및 부상자 치료 지원 등 사고 수습에 만전을 기해야 할 시기"라며 "구청장으로서 모든 행정력을 동원해 부족함이 없도록 최선을 다해 수습에 힘쓰겠다"라고 밝혔다.

이어 박 구청장은 "애도기간이 끝나고 사고수습이 완료되면 구청 차원에서 사전 대응에 미흡한 부분은 없었는지 꼼꼼히 확인하고 향후 면밀한 대책을 수립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더불어 박 구청장은 "관내에서 발생한 참담한 사고에 대해 구청장으로서 용산구민과 국민 여러분께 매우 송구스럽다"라며 "불행한 사고로 유명을 달리하신 희생자분들의 명복을 빌며 유족 여러분께도 깊은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라고 덧붙였다.

용산구는 사고 발생 이후 사고 대응과 유가족·부상자 지원에 초점을 맞춘다는 이유로 언론 홍보 등을 자제해왔다. 하지만 박 구청장이 직접 입장을 밝힌 것은 최근 구가 핼러윈 데이 이전에 사고 예방책 마련에 미흡했다는 지적이 줄을 이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구는 핼러윈 데이에 앞서 긴급대책을 마련했지만 이 대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리에만 초점을 맞춰져 질서유지는 미흡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또 사고 예방을 위해 경찰, 소방, 서울시 등과 별도의 안전대책을 위한 협의를 하지 않았다는 문제 제기도 나왔다. 사고 발생 사흘 전인 10월26일 이태원관광특구연합회가 핼러윈 데이 대응을 위해 용산경찰서, 이태원역 등고 함께 진행한 간담회에 구청 직원들도 참석했지만 청소 문제 외에 안전문제에 대한 논의는 없었다.

이에 대해 구청 관계자는 해당 간담회에 대해 "쓰레기 분리수거 때문에 안내를 하기 위해 참석한 것"이라며 애초에 안전대책을 논의하는 자리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박 구청장이 지난 31일 "구청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을 다했다", "작년보단 많을 거라고 예측했지만 (축제 인파가) 이렇게 단시간에 많을 거라고는(예상하지 못했다)", "이건 축제가 아니다. 축제면 행사의 내용이나 주최 측이 있는데, 내용도 없고 그냥 핼러윈 데이에 모이는 하나의 현상이라고 봐야 된다" 등의 발언을 해 책임을 회피하는 것 아니냐는 여론의 지탄을 받았다.

potgu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