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옛날이여”…세종시 국민평형 84㎡ 집값, 11억서 6억으로 뚝뚝
이달 규제지역 추가해제
세종 포함 여부 주목
이달 규제지역 추가해제
세종 포함 여부 주목
2020년 천도론(행정수도론) 이슈에 힘입어 천저부지 치솟던 세종시 집값이 작년 7월 이후 속절없이 추락하고 있다. 연초 대비 세종 아파트값 하락율은 전체 광역자치단체 중 가장 높았다. 일부 지역에서는 실거래가가 3년 전인 2019년 말 수준까지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1일 한국부동산원 자료에 따르면, 세종 아파트값은 작년 7월 26일 조사(-0.09%)부터 1년 3개월 동안 단 한 주도 빼놓지 않고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보면 지난 8월 세종시 새롬동 새뜸10단지 전용 59㎡는 4억 9000만원에 거래됐다. 4억원대 가격은 2019년 말과 비슷한 수준이다.
2년 전인 2020년 8월만 해도 6억5000만원부터 7억5000만원까지 거래되기도 했다. 그 뒤 2020년 12월 8억2000만원에 신고가 거래된 것이 최근 4억원대로 급락했다.
세종시 대평동 해들마을6단지 전용 99㎡는 지난달 7억6000만원에 손바뀜했는데 이는 작년 같은 주택형에서 나온 최고가(14억원)에서 반토막 난 가격이다.
세종시 다정동 가온마을4단지 전용 84㎡도 이달 6억원 집주인이 바뀌었다. 해당 주택형은 2020년 11월만 하더라도 11억원에 거래됐었다. 일명 ‘국민평형’(국평)으로 불리는 전용 84㎡이 세종시 한솔동에서는 4억4000만원에 최근 거래된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거래는 직거래 형태로 이뤄진 만큼, 지인간 거래일 수 있다. 하지만, 세종 중개업 관계자들과 주민들 사이에서는 요즘 수억원 떨어진 가격 거래 사례가 늘고 있다는 점을 인지하는 모습이다.
세종시는 불과 2년만 해도 당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을 중심으로 행정수도를 이전해야 한다는 논의가 속도를 내자 투기 수요가 유입되면서 아파트값이 급등세를 탔다.
연간 집값 상승률이 44.9%로 전국에서 압도적 1위를 기록했다. 대통령 집무실·국회의사당 이전 등 각종 호재와 저금리에 따른 유동성이 몰리면서 세종 집값은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그러나 세종시 아파트는 작년 들어 가격 오름폭이 둔화되기 시작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급등에 따른 집값 고점인식이 극에 달해 매수 심리가 얼어붙은 영향이 크다고 분석한다.
세종시는 2017년 서울을 제외한 지방에서는 유일하게 조정지역, 투기과열지구 및 투기지역으로 지정됐다. 이후 정부는 올해 9월 조정지역만 남기고 투기지역과 투기과열지구에서 해제했다.
조정대상지역은 투기과열지구보다 규제 단계는 낮지만 사실상 대출, 세제, 청약 등에서 강력한 규제를 받는다. 규제지역에서 해제되면 담보인정비율(LTV), 총부채상환비율(DTI) 등 가계대출 추가 규제를 적용받지 않는다.
세종시 S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급급매를 앞에 크게 써붙여놔도 매수 문의 전화가 단 한통도 없다. 연내 규제 지역 추가 해제가 없는 한 지금의 집값 하락은 당분간 이어질 것 같다”고 토로했다.
이런 가운데 세종 부동산시장은 정부가 발표한 이달 부동산 규제 추가 해제 지역에 세종이 포함될지 여부를 주시하고 있다. 조정대상 지역에서 해제되면 다소 얼어붙은 부동산 시장이 점차적으로 완화될 것으로 기대하는 눈치다.
한편, 정부는 지난달 27일 ‘제11차 비상경제민생회의’를 통해 이달 중 부동산 규제지역 추가 해제를 검토한다고 발표했다. 현재 유력하게 거론되는 지역은 주로 경기·인천 등 수도권 지역이다. 이들 지역에서 대거 해제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시장에서는 강남·서초·송파 등 이른바 강남3구를 제외한 서울 외곽지역과 지방에서 유일하게 규제지역으로 남아 있는 세종도 해제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임병철 부동산R114 리서치팀장은 “서울은 투기지역이 우선 해제되거나 집값 하락폭이 큰 서울 외곽과 경기도 주요 지역이 투기과열지구에서 해제될 가능성이 있다”며 “지방에서 유일하게 규제지역으로 묶인 세종시도 해제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조성신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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