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해함대 공격에 우크라 수중드론 쓰였나…전쟁 능력 확장 주목

김태규 2022. 11. 1.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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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NYT, 수중드론 영상 공개…우크라군 운용 가능성 제기
러, 수중드론 배후에 英 지목…英 반박, 우크라 모호성 유지
美 국방부 관계자 "세바스토폴 해안 전함 근처 몇건 폭발 결론"

[서울=뉴시스] 러시아 해군 흑해 함대 호위함 '마카로프함'(Admiral Makarov). 지난 29일 우크라이나군의 드론 공격으로 이 함정이 무력화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사진=위키피디아 캡처) *재배포 및 DB 금지. 2022.10.31.

[서울=뉴시스]김태규 기자 = 우크라이나가 크름반도 내 세바스토폴항에 정박 중인 러시아 흑해함대 주력 군함의 파괴에 관해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는 가운데, 수중 드론을 확보해 운용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제기돼 주목된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3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는 공식적으로 흑해함대 군함 공격 사건과 관련해 모호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지만, 만일 공격 주체가 확인될 경우 멀리 떨어진 곳에서도 러시아를 공격할 수 있다는 점을 입증한 전쟁 능력 확장의 첫 사례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NYT는 해당 기사에서 트위터·텔레그램 채널을 통해 확산되고 있는 수중 드론 동영상을 첨부했다. 해당 동영상에는 보트 형태로 제작된 수중 드론이 러시아군으로 추정되는 헬기 공격을 피해 목표물을 향해 빠른 속도로 진격하는 모습이 담겼다.

다만 해당 동영상에는 수중 드론이 러시아 흑해함대 군함을 직접 타격하는 모습까지는 담기지는 않았다. 상공의 헬기에서 쏟아지는 기총 공격을 빠르게 회피하며 멀리 보이는 군함에 가까이 접근하는 모습까지만 소개돼 있다.

NYT는 영상의 출처는 불분명하지만 많은 군사 전문가들이 크름반도 세바스토폴항에 정박 중인 러시아 흑해함대 근처 해역에서 원격 조종 형태로 공격하는 모습으로 분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러시아 국방부는 공격 당일 우크라이나군이 총 9대의 공중 드론과 정체불명의 수상 드론 7대를 동원해 흑해함대 소속 소해함(掃海艦·기뢰제거함)을 공격했다며 해당 사건을 테러로 규정했다. 해당 공격으로 흑해함대 소속 소해함 '이반 골루베츠호'가 '경미한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특히 러시아 국방부는 영국 제73해병특수작전센터가 주도한 공격이라며 그 배후에 영국이 있다고 주장했다. 근거는 제시하지 않았다. 영국 국방부는 "러시아 국방부가 처참한 결과를 외부 탓으로 돌리기 위해 거짓 주장을 퍼뜨리는 데에만 의존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와 관련해 가디언은 민간 군사전문가 그룹 '지오컨펌드(GeoConfirmed)'의 동영상 분석을 인용해 수중 드론 공격의 피해를 입은 러시아 군함은 소해함이 아닌 지난 4월 격침당한 모스크바 함을 대신해 기함(旗艦) 역할을 해오던 '마카로프 제독함'이었다고 보도했다.

앞서 우크라이나군은 지난 4월 러시아 흑해함대 기함인 모스크바 순양함을 넵튠 지대함 미사일로 격침 시킨바 있다. 이번에 수중 드론이 목표로 설정한 전함은 그로고비치 제독함급에서 유일한 호위함인 마카로프함이라는 지오컨펌드의 분석이다.

러시아 흑해함대를 지휘해오던 모스크바함이 격추된 이후 그 역할을 대신해오던 호위함마저 공격당하면서 자존심에 적잖은 상처를 입었을 것이라는 평가다.

[모스크바=AP/뉴시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모스크바에서 열린 국제 러시아 전문가 모임 발다이 토론클럽 제19차 연차총회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무기와 탄약을 제공하기로 했다는 것을 알고 있다"라며 "그렇게 되면 양국 관계는 파탄에 이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2022.10.28.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비롯해 전역의 인프라 시설을 겨냥해 대규모 공습을 감행한 것이 흑해함대 공격에 따른 보복 공습의 일환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 소치에서 열린 아제르바이잔·아르메니아 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 공습과 흑해함대 군함 피격과의 개연성 질문에 "부분적으로 맞다"면서도 "하지만 우리가 할 수 있는 보복을 다 한 것은 아니다"라고 밝혀, 추후 대규모 공습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푸틴의 성지'라 평가받는 크름반도와 '러시아의 자랑' 흑해함대가 공격받은 것에 대한 보복 공습이었다는 점을 시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주변 군함의 방어를 주임무로 하는 마카로프함은 모스크바함보다 강력한 방공 시스템을 갖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대공 방어시스템 S-300을 함정 버전으로 개량해 탑재 중인 것으로 평가된다.

나탈리아 흐메뉴크 우크라이나 남부작전사령부 대변인이 러시아 군함 공격 당일인 지난 29일 "러시아군의 S-300 방공미사일의 발사 실패일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한 것도 이러한 맥락 위에서 풀이된다.

이번 공격은 미국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국들과 함께 원격으로 조정할 수 있는 선박을 공급하고 있다고 밝힌 뒤 몇 개월만에 이뤄졌다고 NYT는 보도했다.

미 국방부 관계자는 이날 브리핑에서 "흑해함대의 모항인 세바스토폴 해안에 있던 러시아 전함 근처에서 몇 건의 폭발이 발생한 것으로 결론 내렸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kyustar@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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