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피의 복수'에 우크라 인프라 피해 속출…"러, 민간인과 전쟁 중"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사회기반시설(인프라) 중심으로 한 대규모 미사일·무인기(드론) 공습을 단행했다. 이 여파로 우크라이나 주요 도시에서의 물과 전기공급이 중단됐다. 러시아는 이번 공격이 우크라이나군의 크름반도 세바스토폴 해군기지 드론 공격에 대한 보복 조치 중 하나라고 밝히며 추가 대응을 예고했다. 이에 국제사회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최근 전쟁의 주도권을 잡은 우크라이나의 사기를 떨어뜨리고자 식량과 에너지를 무기화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우크라이나 측은 이날 공격으로 우크라이나 시민 상당수가 단수와 정전의 피해를 당했다며 러시아군의 공격 초점이 우크라이나군이 아닌 민간인으로 향해있다고 비난했다.
비탈리 클리치코 키이우 시장은 이날 텔레그램을 통해 "이날 아침 일찍부터 키이우에는 폭발과 공습 사이렌 소리가 가득했다"며 "러시아의 공습으로 키이우 시민 80%가 물을 공급 받지 못하고 있고, 35만 가구의 전력을 책임지는 에너지 시설도 피해를 보았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동북부 하르키우와 남부 자포리자의 주요 시설도 이날 러시아군의 공습으로 크게 손실됐다. 이호르 테레호프 하르키우 시장은 텔레그램에서 "월요일 오전 2개의 미사일이 하르키우를 공격했고, 13명이 다쳤다"며 "이번 공격으로 도시의 인프라 시설이 타격을 받아 수도 공급이 중단됐고, 지상 전기 운송의 전원이 차단돼 지하철 운행 대부분이 중단됐다"고 전했다. 자포리자에서도 전력망 붕괴에 따른 정전 사태가 발생했다.
데니스 슈미갈 우크라이나 총리는 "러시아군의 목표는 군사 시설이 아니라 민간 핵심 기반 시설이었다"며 "러시아군의 미사일과 드론이 10개 지역이 강타해 18개 시설이 손상됐고, 대부분 에너지와 관련된 시설이었다"고 지적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31일 러시아 소치에서 열린 일함 알리예프 아제르바이잔 대통령과 니콜 파시냔 아르메니아 총리 간 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는 공격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았고, 곡물 수출 협정의 보안 통로를 군사적 목적으로 사용한 것을 부인했다"며 이번 공습이 세바스토폴 공격에 대한 보복 조치임을 확인했다. 이어 "우리가 할 수 있는 보복을 다 한 건 아니다"라며 추가 대응에 나설 가능성을 시사했다.
앞서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군의 드론이 세바스포폴 기지에 정박 중인 러시아 함대를 공격했다며 지난 7월 유엔과 튀르키예(터키) 중재로 체결된 흑해 곡물 수출 협정 참여 중단을 선언했다. 이와 관련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의 결정은 (우크라이나군이) 인도주의적 통로에 대한 위협을 조성한 데 따른 것"이라며 "중단한 것이지, 종료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서방과 우크라이나, 주요 외신 등은 러시아군이 세바스토폴 해군기지 폭발을 빌미로 추운 겨울을 앞둔 우크라이나인의 사기를 저하하고자 에너지와 식량을 무기로 삼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고 지적한다. 호세프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 정책 고위대표는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 대해 정당하지 않은 침략 전쟁과 우크라이나 항구 봉쇄로 세계적인 식량 안보 위기에 전적으로 책임이 있다"며 "러시아는 식량과 굶주림을 무기화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영국 가디언은 "발전소 등 우크라이나 전력 네트워크를 향한 러시아군의 공격은 겨울 앞두고 우크라이나 국가 전력 공급을 파괴하려는 목적이 담겼다"며 "이날과 같은 러시아군의 공격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미사일 대다수를 격추하며 러시아군 공격에 성공적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실제론 핵심 기반 시설의 손실이 계속 이어져 전쟁의 흐름이 우크라이나에 불리한 상황으로 흐르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우크라이나 공군과 총참모부는 이날 오전부터 발사된 러시아 미사일 50발 중 44발을 성공적으로 격추했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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