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원 안에 내 집이?...청약시장서도 녹색 프리미엄
최근 미세먼지·대기오염 등 기후 이슈가 부각되고 코로나19 장기화로 재택근무·워라밸 등이 중시되면서 쾌적한 주거환경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트렌드는 녹지를 끼고 있는 아파트의 인기로 연결되는 모습이다.
1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전날 경기 광주시 역동에 들어서는 ‘더파크 비스타 데시앙’이 특별공급을 진행한 결과 679가구 모집에 2487명이 신청하면서 평균 청약 경쟁률 3.66 대 1을 기록했다. 이 단지는 민간공원조성 특례사업으로 역동중앙공원(약 44만㎡)을 끼고 있어 실수요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민간공원조성 특례사업이란 민간사업자가 도시공원계획용지의 70% 이상을 공원으로 조성해 지방자치단체에 기부채납하고 나머지 30%를 주거 및 상업시설로 개발하는 제도다. 지자체의 재정 상황으로 집행이 어려운 프로젝트를 건설사와 함께 추진하면서 시너지 효과를 유도하는 방식이다.
공원특례사업단지는 일반적인 공세권·숲세권 아파트와 달리 주거공간 자체가 공원의 일부라는 장점이 있다. 도심 입지라 교통, 교육, 생활 인프라도 잘 갖춰져 있다. 이에 분양시장에서는 공원특례사업 물량은 무조건 청약해야 한다는 ‘공특무청’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할 정도였다.
실제로 경기 의정부시 의정부동 ‘롯데캐슬 골드파크’, 경기 이천시 관고동 ‘이천자이 더파크’, 강원 강릉시 교동 ‘강릉 롯데캐슬 시그니처’, 전북 익산시 마동 ‘익산자이 그랜드파크’ 등 공원특례사업단지는 분양신청 당시 해당 지역에서 가장 많은 1순위 통장이 몰린 사업지로 이름을 올렸다.
올해에도 공원특례사업단지는 준수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 지난 2월 충북 청주시 서원구 ‘더샵 청주그리니티’는 평균 경쟁률 15대 1로 1순위 마감됐다. 지난 3월에는 인천 연수구 옥련동 ‘KTX 송도역 서해그랑블 더파크’가 평균 경쟁률 17.72대 1로 완판됐다. 지난 7월 강원 원주시 무실동 ‘제일풍경채 원주무실’은 평균 경쟁률이 35대 1을 넘어서면서 이목을 끌었다.
특히 미분양 무덤으로 불리는 대구지역에서도 강세를 보였다. 지난 8월 대구 북구 읍내동 ‘화성파크드림 구수산공원’은 469세대 일반공급에 1105명의 1순위 청약자가 지원했다. 올해 대구에서 가장 많은 1순위 통장을 받아낸 단지가 된 셈이다.
기준금리 인상과 고강도 대출 규제 등으로 부동산 하락장이 본격화된 상황에서도 공원특례사업단지에는 프리미엄이 형성되고 있다. 경기 의정부시 신곡동 ‘e편한세상 신곡 파크비스타’ 전용 84㎡는 지난 7월 6억2000만원에 손바뀜됐다. 분양가(2억9000만원~3억2000만원)와 비교하면 2배 가까이 상승했다.
강원 강릉시 교동 ‘강릉교동 하늘채 스카이파크’ 전용면적 84㎡ 분양권은 지난 7월 4억2000만원에 실거래됐다. 분양가(3억8000만원~3억9000만원) 대비 3000만원 이상 몸값을 불렸다. 지금도 적게는 5000만원에서 많게는 1억원까지 웃돈이 붙은 상태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서 신규 단지 공급도 이어지고 있다. 앞서 특별공급을 마무리한 더파크 비스타 데시앙은 이날부터 오는 3일까지 일반공급에 나선다. 지하 4층~지상 25층, 18개동, 전용 59~114㎡ 총 1690가구로, 입주 시기는 오는 2026년 4월로 예정돼 있다. 경강선 경기광주역을 걸어서 이용할 수 있고, 오는 2027년 수서~광주복선전철이 추가 개통돼 접근성이 개선될 전망이다.
충남 천안시 동남구 ‘호반써밋 센트럴파크’는 오는 7일부터 특별공급과 일반공급을 실시한다. 이 단지는 지하 3층~지상 최고 35층. 전용 84~99㎡ 총 1737세대로 건립된다. 약 38만㎡ 규모의 일봉공원이 앞마당이 된다. 수도권 1호선 봉명역이 1.5km 이내에 자리하고 있다.
‘학산공원 한신더휴’도 이달 내 분양신청을 받는다. 이 단지는 경북 포항시 북구 학산동에 전용 75~114㎡ 총 1455가구로 들어선다. 학산공원 전체 약 35만㎡ 중 약 7만㎡(약 20%)에 주거시설이 조성되기 때문에 쾌적한 생활환경을 자랑한다. 포항의 교육 중심지답게 항도초·포항중·포항여중·포항고·포항여고가 공원을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다.
경산시도 경산상방공원 조성 사업에 착수했다. 사업부지 약 64만㎡ 중 약 11만㎡에 2100여가구 대단지 아파트를 건설한다. 시공사는 호반건설이다. 공원시설로 예술·역사·자연테마로 분류해 문화예술회관·공연장·실내체육관·놀이터·역사관·쉼터·화원 등이 계획돼 있다. 경산시는 내년 상반기 일반분양을 거쳐 오는 2025년 준공하겠다는 목표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일명 ‘공품아’는 생활가치와 희소가치가 높아 수요가 탄탄해 랜드마크로 발돋움하는 경우가 많다”며 “분양가와 입지를 중심으로 잘 따져보고 청약하는 것을 추천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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