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장외파생거래 27% 급증 왜?
전세계 거래는 선도금리계약 급감에 -18.8%
전세계 거래는 선도금리계약 급감에 -18.8%
지난해부터 대내외 금리 상승기조가 팽배한 가운데 한국 금융기관 등이 체결한 장외 금리파생거래 규모가 3년만에 26.9%나 늘었다.
1일 한국은행은 국제결제은행(BIS) 주관 ‘전세계 외환 및 파생상품시장 조사’를 발표했다. BIS는 3년마다 각국 중앙은행과 외환시장, 파생상품시장 규모를 함께 조사한다.
조사에 따르면, 올해 4월중 한국 장외 금리파생상품시장 거래규모는 일평균 108억2000만달러를 기록해 2019년 조사(85억2000만달러)보다 26.9% 증가했다. 거래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금리스와프상품규모가 107억9000만달러로 31% 증가한 것에 기인했다.
장외 금리파생상품거래는 금리스와프, 선도금리계약 등 금리상승과 같이 변동성이 커지는 것에 대비해 ‘헤지(위험 회피)’ 수요가 커질 때 주로 체결된다. 금리파생상품 거래가 늘었다는 것은 그만큼 국내 기관들이 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가 짙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8월부터 지난달까지 1년 2개월간 기준금리를 2.5%포인트(0.5%→3%) 인상했다.
국내 시장이 늘어난 반면 전세계 시장은 쪼그라들었다. 지난 4월중 전세계 장외 파생상품거래는 일평균 5조2260억달러가 체결돼 직전 조사(6조 4390억달러)보다 18.8%나 감소했다. 거래규모가 감소한 것은 1986년 조사 시작 이래 최초다. 시장 규모 축소 배경에는 리보(Libor) 금리 산출 중단이 있다고 한은은 설명했다. 리보금리는 각종 금리파생상품 가격 책정의 기준이 됐던 금리인데, 선도금리계약상품의 준거금리로도 작용해왔다. 이가운데 지난해말부터 은행들이 리보금리를 산출하지 않자 선도금리 상품 거래가 급감한 것이다. 2019년 하루 1조9020억달러 가량이 거래됐던 선도금리상품은 이번 조사에서 일평균 4960억달러로 73.9%감소했다. 한국은 애초에 선도금리상품 비중이 사실상 없다시피해 세계적인 추세와 길을 달리한 것이다.
전세계 장외 금리파생상품 시장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기존 0.1%에서 0.2%로 확대됐다. 이번 조사대상국중엔 17위를 기록해 전조사 대비 3단계 올랐다.
한국 22% 증가했지만 원화 비중 1.9%
글로벌 외환시장은 3년간 14% 가량 커졌다. 전세계 외환상품시장 거래액은 지난 4월 기준 7조5080억달러로 2019년 6조5810억달러에 비해 14.1% 늘었다. 외환시장 규모는 2016년 조사에서 감소했다가 두 번 연속 증가하고 있다. 외환스와프거래는 3조8100억원으로 이전보다 19.1%인 약 6000억달러나 늘어났다. 선물환(1조1630억달러)과 통화스와프(1240억달러)도 각각 16.6%, 14.3% 증가했다. 현물환 거래는 2조1070억달러로 6.5% 늘었지만 전체시장에서 비중은 축소됐다.
통화별로는 미국 달러화 비중이 88.5%를 차지해 지난조사(88.3%)와 비슷한 수준으로 가장 많았다. 유로화(32.3%-> 30.5%)와 엔화(16.8%->16.7%)는 소폭 감소했다. 외환거래 비중을 계산할땐 매입/매도 거래 통화를 합산하기 때문에 합계를 200%로 삼는다.
영국, 미국, 싱가폴, 홍콩, 일본 등 상위 5개국에서 벌어지는 거래가 전체의 78.4%를 차지했다.
한국 외환상품시장 거래액은 일평균 677억4000만달러로 전 조사대비 22.5% 늘었다. 다만 전체시장에서 비중과 조사대상국중 순위는 각각 0.7%, 12위로 직전 조사와 동일했다. 전체 거래에서 원화거래가 차지하는 비중은 2.0%에서 1.9%로 소폭 축소됐다.
류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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