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심위, "조현병이 범죄 원인" 단정적 보도들에 행정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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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1일 방송심의소위원회를 열고 조현병 등 정신질환이 피의자가 범죄를 저지른 직접적 원인이 된 것처럼 단정적으로 보도한 방송사들에 대해 '권고' 조치를 의결했다.
방심위원들은 해당 방송사들로부터 의견진술을 듣고서 정신질환을 범죄 원인으로 보도하려면 충분한 취재 등 확인 과정이 있어야 하며, 방송사 내부 가이드라인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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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이정현 기자 =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1일 방송심의소위원회를 열고 조현병 등 정신질환이 피의자가 범죄를 저지른 직접적 원인이 된 것처럼 단정적으로 보도한 방송사들에 대해 '권고' 조치를 의결했다.
방심위 결정은 '문제없음', 행정지도 단계인 '의견제시'와 '권고', 법정 제재인 '주의', '경고', '프로그램 정정·수정·중지나 관계자 징계', '과징금'으로 구분된다. 권고는 소위 단계에서 마무리되며 방송사 재허가·승인 심사 시 방송평가에 감점 사항으로 반영되진 않는다.
이날 다수 의견으로 권고 결정이 난 대상은 지난 6월 MBC TV 'MBC 뉴스데스크'가 초등생 아들에게 흉기를 휘두른 어머니가 수년째 정신질환 치료를 받아왔다고 보도한 내용, 지난 7월 KBS춘천·원주·강릉 1TV가 조현병 환자인 60대가 도심에서 여성 1명을 살해하고 1명을 다치게 했다고 보도한 내용, KNN-TV 'KNN 뉴스아이' 등이 조현병 판정을 받은 40대가 동거녀를 살해한 뒤 자수했다고 보도한 내용 등 총 6건이다.
적용 조항은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제23조(범죄사건 보도 등)이다.
방심위원들은 해당 방송사들로부터 의견진술을 듣고서 정신질환을 범죄 원인으로 보도하려면 충분한 취재 등 확인 과정이 있어야 하며, 방송사 내부 가이드라인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민영 위원은 "보도를 접하는 입장에서는 조현병이 있으면 이런 범죄를 저지르는 게 당연히 있을 수 있는 것처럼 받아들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윤성옥 위원은 "취재 접근이 어렵다는 건 알지만 피의자 당사자 입장도 들어보려는 노력이 필요했다"며 "경찰 역시 피의사실 공표를 해서는 안 되는 의무가 있는데, 너무 쉽게 일반인 질환 정보를 공개하는 게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이광복 소위원장 역시 "보도 제목에 정신질환을 언급하는 것은 시청자들에게 잘못된 선입견을 줄 수 있다"며 "비슷한 보도들이 계속 심의 안건에 올라오는데, 이런 보도를 어떻게 처리할지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고 했다.
이 밖에 SBS TV '좋은아침'이 녹십자 상품을 다루면서 광고성 방송을 한 부분에 대해서는 권고를, MBC TV 예능 '악카펠라'가 간접광고주의 화장품 사용 모습을 구체적으로 보여준 부분에 대해서는 의견진술을, JTBC 예능 '허섬세월'이 산림 인접 지역인 섬 해변에서 불을 피우는 등 현행법을 위반하는 장면을 방송한 데 대해서는 의견제시를, tvN 예능 '군대스리가'에서 험프리스 미군기지를 '미국령'이라고 잘못 언급한 부분에 대해서는 권고를 각각 의결했다.
lis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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