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형 vs 홍원기 '재계약' 걸린 벼랑 끝 KS 승부

장현구 2022. 11. 1. 13:15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나란히 2년 계약 만료…KS 앞두고 재계약 언질은 없던 듯
정규시즌·가을야구 빛나는 성과에도 구단은 KS 후 재계약 고려
각오 밝히는 홍원기·김원형 감독 (인천=연합뉴스) 윤태현 기자 = 31일 오후 인천시 미추홀구 그랜드오스티엄에서 열린 '2022 KBO 한국시리즈 미디어데이'에서 키움 히어로즈 홍원기 감독과 SSG 김원형 감독이 차례로 각오를 밝히고 있다. 2022.10.31 tomatoyoon@yna.co.kr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 올해 프로야구 한국시리즈(KS)에서 SSG 랜더스의 김원형(50) 감독, 키움 히어로즈의 홍원기(49) 감독은 사령탑 자리를 걸고 물러설 수 없는 최후의 대결에 나선다.

소속팀과 2년 계약한 두 감독의 임기는 한국시리즈와 함께 사실상 끝난다. 김원형 감독과 홍원기 감독은 재계약 언질을 받지 못한 채 한국시리즈를 준비한다.

'승자 독식' 게임인 한국시리즈에서 이기면 두 감독 중 한 명은 구단 최초 우승이라는 신기원을 열고 재계약의 빛나는 전리품을 챙긴다.

그러나 다른 한 명은 패배의 진한 아쉬움과 함께 지휘봉을 내놔야 할 수도 있다.

그만큼 2022년 챔피언을 가리는 한국시리즈는 감독에게 잔인하다.

SSG는 구단 간판을 교체한 지 2년 만에 첫 우승에 도전한다. 전신 SK 와이번스 시절을 포함하면 통산 5번째 우승이다.

현대 유니콘스를 인수해 2008년 재창단한 히어로즈 역시 세 번째 한국시리즈 도전에서 첫 우승을 강렬하게 원한다.

이번 우승이 두 감독에게 각별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한국시리즈 멋진 승부 기대하세요' (인천=연합뉴스) 윤태현 기자 = 31일 오후 인천시 미추홀구 그랜드오스티엄에서 열린 '2022 KBO 한국시리즈 미디어데이'에서 키움 히어로즈 외야수 야시엘 푸이그(왼쪽부터), 외야수 이정후, 홍원기 감독, SSG 랜더스 김원형 감독, 내야수 최정, 외야수 한유섬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2.10.31 tomatoyoon@yna.co.kr

패배의 후폭풍은 플레이오프에서 탈락한 LG 트윈스에 먼저 불어닥쳤다.

정규리그 2위로 플레이오프에 직행한 LG의 류지현(51) 감독은 키움에 한국시리즈 티켓을 내준 뒤 재계약을 장담할 수 없는 지경에 몰렸다. LG와 류 감독이 한 2년 계약 역시 올해 끝났다.

류 감독은 LG의 한 시즌 최다승(87승) 신기록을 수립하고 구단 최초로 4년 연속 팀을 포스트시즌에 이끌어 지도력을 인정받았지만, 20년 만의 한국시리즈 진출이라는 염원을 이루지 못해 팬들의 퇴진 압력에 시달린다.

정규시즌 개막일부터 종료일까지 1등을 한 번도 뺏기지 않는, 사상 첫 '와이어 투 와이어' 정규리그 1위로 한국시리즈에 오른 SSG의 김원형 감독이나 역대 히어로즈의 시즌 최다승 공동 2위(80승) 기록을 내고 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를 차례로 통과한 홍원기 감독 모두 이미 괄목할 만한 성과를 냈다.

그런데도 한국시리즈에서 지면 업적이 희석될 판이다.

1일 야구계 소식에 따르면, 가장 먼저 감독 재계약을 고려한 구단은 키움이었다.

전반기 막판 2위를 질주하자 키움은 홍 감독의 재계약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LG도 정규리그에서 선전한 류 감독의 리더십을 인정해 재계약을 고민했다.

그러나 키움과 LG 구단은 단기전을 앞두고 감독에게 재계약을 선물하진 않았다. 결과를 두고 보자는 신중한 태도로 돌아섰다.

SSG의 김원형 감독도 마찬가지다.

MLB 포스트시즌서 필라델피아 기적을 연출한 톰슨 감독 [USA 투데이/로이터=연합뉴스]

감독 재계약이 팀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 사례는 올해 필라델피아 필리스를 들 수 있다.

필라델피아는 내셔널리그 와일드카드 3위로 포스트시즌 막차를 타 와일드카드 시리즈, 디비전시리즈, 챔피언십시리즈에서 강팀을 모조리 꺾고 13년 만에 리그를 제패했다.

'언더독'(약팀)이라는 평가가 무색하게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가 필라델피아에 추풍낙엽처럼 쓰러졌다.

필라델피아는 시즌 초에 조 지라디 감독을 경질하고 롭 톰슨 벤치코치를 감독 대행으로 임명해 시즌을 마쳤다.

톰슨 대행이 와일드카드 시리즈에서 세인트루이스를 꺾자 필라델피아 구단은 이례적으로 포스트시즌 도중에 톰슨 대행을 정식 감독으로 선임하고 2년 임기를 보장했다.

미국 언론이 소개한 내용을 보면, 필라델피아 선수들은 시즌 중 데이브 돔브로스키 구단 운영부문 사장에게 다가가 톰슨 대행을 정식 감독에 앉혀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했다고 한다.

톰슨 감독의 지도력과 인품에 선수들이 반한 셈이다.

단장으로 플로리다 말린스(마이애미 말린스), 보스턴 레드삭스에서 두 차례 월드시리즈 우승을 일군 '우승 청부사' 돔브로스키 사장은 선수들의 요청을 기억했다가 결정적인 국면에서 재계약 카드를 내밀었다.

리더십의 안정을 이루고 팀 사기와 단결력을 높인 필라델피아는 디비전시리즈, 챔피언십시리즈에서도 승승장구했다.

구단주는 당연히 팀 성적을 보고 차분하게 감독의 계약을 결정한다.

다만, 필라델피아처럼 파격으로 승부수를 띄워 기적을 연출한 사례도 있다. 감독의 임기 불안감을 지우면 선수들의 동요를 막아 경기력 상승으로 이어진 좋은 예다.

cany9900@yna.co.kr

▶제보는 카톡 okjebo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