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PR "제대로 배우겠다" 자성 목소리…방법 알아도 실전가능 12.9% 불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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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 당시 현장에 쓰러진 희생자들에게 달려가 CPR을 실시한 '시민 영웅'들의 사연이 알려지면서 응급처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직장이나 예비군·민방위, 학교 등에서 응급처치 교육이 이뤄지고 있지만 수업을 받고도 실제로 CPR을 제대로 실시할 수 있는 사람은 10%를 간신히 넘는 수준에 불과해 이번 기회에 제대로 교육받겠다는 목소리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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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방위·학교 등서 교육받지만 낮은 수준…교육기회 확대해야
(서울=뉴스1) 송상현 기자 = "심폐소생술(CPR)로 이번 이태원에서처럼 사람 목숨을 살릴 수 있는 거잖아요. 내 가족이 될 수도 있고요"
이태원 참사 당시 현장에 쓰러진 희생자들에게 달려가 CPR을 실시한 '시민 영웅'들의 사연이 알려지면서 응급처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직장이나 예비군·민방위, 학교 등에서 응급처치 교육이 이뤄지고 있지만 수업을 받고도 실제로 CPR을 제대로 실시할 수 있는 사람은 10%를 간신히 넘는 수준에 불과해 이번 기회에 제대로 교육받겠다는 목소리가 크다.
◇민방위·학교 등서 교육받고도 12.9%만 제대로…"실전선 자신없어"
1일 한국소비자원이 지난해 12월에 발표한 '응급처치 교육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심정지 환자 발생 상황의 응급처치 방법을 인지하고 있다는 310명 중 CPR 등 적절한 대응능력을 갖춘 사람은 40명(12.9%)에 불과했다.
소비자원은 특정 직업 종사자 외 일반인은 응급처치 재교육 기회가 부족해 심정지 환자 발견 시에도 대응력이 부족할 수 있어 재교육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서울 강남구 직장인 정모씨(38)는 "민방위 훈련에서 매년 CPR 교육을 받지만 형식적으로 하다 보니 순서가 잘 생각이 나지 않는다"며 "이번 참사를 보고 유튜브로 다시 공부했지만, 실전에서 적용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직장인 박모씨(36) 역시 "민방위뿐만 아니라 직장에서도 교육받은 적이 있는데 너무 안일하게 한 것 같다"며 "이번에 제대로 배워놓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교육을 받아보지 못한 시민들 역시 이번 기회에 배워보자고 마음먹은 경우도 많다. 서울 영등포구 주민 이모씨(54·여)는 "응급처치가 남의 일인 줄만 알고 살았다"면서 "이번 참사를 보며 내 일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 교육을 어떻게 받을 수 있을지 찾아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태원 참사 속 CPR 실시한 시민영웅 주목…관심도 높아져
이번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의 주요 사인인 심정지의 경우 골든타임이 4~6분이다. 이 사이 심폐소생술, 자동심장충격기(AED) 등 신속한 응급처치가 환자의 생존에 큰 영향을 미친다.
2019년 통계청 보고서에 따르면 의료인 외 심폐소생술 시행 시 생존율은 15.0%로 미시행 시 6.2%보다 2.4배 가까이 높았다.
지난 29일 밤 이태원 참사 현장에서 심정지 상태에 빠진 희생자들은 도로 한복판에서 CPR을 받았다. '사고 현장에서 CPR을 하고 왔다'는 글을 온라인에 게시한 A씨는 "구급대원이 CPR 자격증 소지자는 제발 도와달라고 애절하게 요청했다"며 "'제발 살아라' '제발 살아라' 하면서 가슴을 압박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현장에서 촬영된 영상에도 한 시민이 인파를 향해 달려와 "CPR 가능하신 분이 있느냐"고 다급하게 외치는 장면이 담겼다. 이 외침을 들은 시민 10여명이 경찰 폴리스라인을 넘어 현장으로 다급하게 달려가는 모습도 보였다.
이 때문에 온라인에서 응급처치 방법이나 응급처치를 받을 수 있는 기관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는 게시글이 꾸준히 공유되고 있다. 질병관리청의 유튜브 게시 영상인 '올바른 심폐소생술과 제세동기 사용법'의 조회수는 81만회에 달한다.
◇CPR 숙련도 낮아…"자격증 취득과 연계·지역사회서 기회 확대해야"
CPR 교육은 각 구청이나 대한적십자사, 대한심폐소생협회 등에서 상시 받을 수 있다. 2014년부터 학교에서도 학생들을 대상으로 관련 교육을 시작했다.
하지만 응급처치 숙련도가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는 만큼 교육을 강화하고 기회를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독일·오스트리아·헝가리·스위스에서는 운전면허 취득을 위한 응급처치 교육이 필수다. 미국의 경우 39개 주에서 고교 졸업 자격요건으로 심폐소생술을 넣어 교육을 의무화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은 관계자는 "학생 응급처치 교육 규정을 명확히 하고 교육 내용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실습 위주의 주기적인 교육이 필요하다"며 "응급처치 의무교육 대상자 외에 자격증 취득과 연계하거나 지역사회에 기반한 시민 대상의 응급처치 교육 기회를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songs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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