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시스트 국가여 안녕"…러시아 국적 버린 억만장자 또 나왔다

박가영 기자 2022. 11. 1.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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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블라디미르 푸틴 정권을 맹비난했던 러시아 억만장자가 국적을 포기했다.

앞서도 러시아인 사업가의 비슷한 움직임이 몇 번 포착된 적 있다.

틴코프는 "더 많은 러시아 저명 사업가들이 나를 따라왔으면 한다. 이는 푸틴 정권과 러시아 경제를 약화해 결국 그를 패배하게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나는 푸틴의 러시아를 증오하지만 이 미친 전쟁에 분명히 반대하는 모든 러시아인을 사랑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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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블라디미르 푸틴 정권을 맹비난했던 러시아 억만장자가 국적을 포기했다. 앞서도 러시아인 사업가의 비슷한 움직임이 몇 번 포착된 적 있다.

/AFPBBNews=뉴스1

31일(현지시간) AFP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최대 온라인 은행 틴코프의 설립자 올렉 틴코프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러시아 국적을 버리기로 결정했다"고 알렸다. 글과 함께 시민권 포기 증서 사진도 공유했다.

틴코프는 시민권을 포기한 이유를 설명하며 러시아를 '파시스트 국가'로 지칭했다. 틴코프는 "평화로운 이웃을 상대로 전쟁을 일으키고 매일 무고한 사람들을 죽이고 있는 파시스트 국가와는 엮이고 싶지 않으며 앞으로 상종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비난했다.

틴코프는 "더 많은 러시아 저명 사업가들이 나를 따라왔으면 한다. 이는 푸틴 정권과 러시아 경제를 약화해 결국 그를 패배하게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나는 푸틴의 러시아를 증오하지만 이 미친 전쟁에 분명히 반대하는 모든 러시아인을 사랑한다"고 덧붙였다.

틴코프는 시베리아 탄광 광부의 아들로 태어나 2006년 러시아 틴코프 은행을 설립했으며, 2015년엔 러시아에서 15번째로 부유한 사람으로 선정될 정도로 막대한 부를 쌓았다. 틴코프은행은 국영기업인 스베르방크와 VTB에 이은 대형 은행으로, 약 2000만명의 고객을 보유하고 있다. 틴코프는 푸틴 대통령이나 러시아 크렘린궁과 전혀 친밀한 사이가 아니라며 러시아 정부와의 연관성을 부인한 바 있다.

보복이 두려워 공개적으로 전쟁 반대 목소리를 내지 못한 다른 재벌들과 달리 틴코프는 침공 초기부터 푸틴 대통령을 강하게 비판해왔다. 지난 4월 인스타그램에 우크라이나 전쟁을 '미친 전쟁'이라고 표현하며 "무고한 시민과 군인이 죽어가고 있다. 러시아인의 90%가 이 전쟁을 반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틴코프는 이 글을 올린 직후부터 푸틴 정권의 압박을 받기 시작했다고 뉴욕타임스(NYT)와 인터뷰에서 주장했다. 정부가 틴코프 은행의 지분 매각과 사명 변경을 진행하지 않으면 틴코프은행을 국유화하겠다고 협박했다는 것이다. 틴코프은행은 실제로 틴코프가 정부 비판글을 게재한 뒤 사흘 만에 오래전 계획이었다며 연내 자사 명칭을 변경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어 지난 4월 말 틴코프는 본인의 틴코프은행 지분 35% 전체를 매도했는데, '시장 가치의 3% 수준' 가격이었다고 주장했다. 틴코프는 "크렘린궁이 강요한 거래였다. 인질처럼 잡혀 있었기에 가격을 흥정하지 못한 채 제시한 대로 팔았다"고 말했다. 인수자는 푸틴 대통령의 측근이자 광산업계 거물인 블라디미르 포타닌이 운영하는 회사였다.

한편 앞서 지난달 초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가장 부유한 러시아인으로 꼽히는 사업가 유리 밀너가 8월 러시아 시민권을 포기했다고 밝혔고, 지난 31일 블룸버그는 영국 핀테크 기업 레볼루트의 공동창업자인 자산 67억달러(9조5000억원)의 거부 니콜라이 스토론스키 역시 러시아 시민권을 포기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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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가영 기자 park080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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