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전투기' KF-21 함께 만든 폴리텍의 스승과 제자

9월28일 경남 사천 공군 제3훈련비행단에서 열린 한국형전투기기 KF-21 최초 비행 성공 축하 기념행사에서 KF-21이 이륙하고 있다. (방위사업청 제공)/사진=뉴스1

#. 지난달 21일 경남 사천에 있는 사천 비행장에서 열린 '2022 사천에어쇼' 현장에서는 최초의 국산 전투기 KF-21이 민간에 처음 모습을 드러내며 시민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향후 한국형 전투기 KF-21 양산과 국내 최초 경전투기 FA-50 수출이 확대되면 전문인력 수요가 급증할 것이라는 업계 기대도 높아지고 있다. 이 가운데 국산 전투기 개발 분야에서 대학 지도교수와 제자가 나란히 같은 길을 걷는 사례가 있어 눈길을 끈다.

이종현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연구원(28)과 이 연구원을 지도한 윤근수 한국폴리텍대학 항공캠퍼스 항공전기전자정비과 교수(47)가 그 주인공이다. 이 연구원은 KAI 종합군수지원(ILS) 사업단에 소속돼 최근 시험 비행에 성공한 KF-21 개발에 참여하고 있다.

그는 처음 선택한 4년제 대학 항공정보통신과를 자퇴하고 2017년 폴리텍 항공캠퍼스 항공전기전자정비과에 입학했다. 이 연구원은 "확실한 특성화 전공을 살려 원하는 곳에 취업하고 싶었다"며 "이론 수업만으로 취득한 졸업장보다 실무 능력을 키워야겠다는 생각에 대학을 다시 선택했다"고 밝혔다.

그는 2019년 대학 졸업 이후 KAI 협력사인 성진DSP에 입사해 무장 통신장비를 개발하는 항공전투기 엔지니어로 2년 6개월 경력을 쌓았다. 이 연구원은 대학에서 실제 전투기 탑재 장치를 다뤄보고 항공기 프로그래밍, 드론 제작 실습으로 쌓은 경험이 현장 적응에 큰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이 특수한 군 전투기 개발 분야로 진출한 데는 지도교수의 영향이 컸다. 이 연구원은 "교수님과 상담을 통해 항공통신제어 분야 엔지니어라는 목표를 만들고 경력 설계를 시작할 수 있었다"며 "다양한 실무 경험을 위해 먼저 중소기업 입사를 선택했다"고 했다.

경남 사천의 한국폴리텍대학 항공캠퍼스를 찾은 2019년 졸업생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이종현 연구원(왼쪽)과 항공전기전자정비과 윤근수 교수/사진제공=폴리텍

이 연구원을 지도한 윤 교수는 군용항공기 핵심기술 개발자의 길을 먼저 걸어온 선배 연구원이다. KAI 재직 시 국내 최초 경전투기(FA-50)와 고등훈련기(T-50I)의 핵심 소프트웨어인 화력제어 비행운용 프로그램(FC OFP) 연구개발에 4년간 참여했다.

윤 교수는 "미국에 전적으로 의존하던 항공전자 소프트웨어 영역을 국내 기술로 대체하면서 차세대 한국형 전투기 개발의 포문을 열었다"며 "첨단 항공기에 ICT(정보통신기술) 적용 비율이 높아지면서 항공전자 기술은 항공기 성능을 결정할 만큼 중요한 분야가 됐다"고 설명했다.

현재 윤 교수는 KF-21 항공전자·비행훈련장비·임무지원체계 분야 기술 검토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제자인 이 연구원이 속한 KAI와 기술 교류도 빈번하다.

한편 폴리텍 항공캠퍼스는 오는 7일부터 2년제 학위과정 수시 2차 모집을 시작한다. 모집학과는 △항공기계 △항공메카트로닉스 △항공정비 △항공전기전자정비과 등 4곳이다. 항공캠퍼스는 최근 10년 평균 취업률 81.8%를 기록했다.

폴리텍 항공캠퍼스는 국토교통부에서 항공정비사 양성 교육기관으로 지정한 고등교육기관 20개 중 가장 오랜 역사를 지닌 곳이다. 2001년 개교 이후 항공 기술 인력 3954명을 배출했다. 그 중에서도 항공정비과는 학위 취득과 동시에 항공정비사 응시 자격 기회가 주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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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현 기자 nar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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