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파 헤치고 40명 심폐소생술, 구출된 뒤 다른 사람 구조…이태원의 의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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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9일 이태원 참사가 발생할 당시 현장에는 한 사람이라도 더 구하기 위해 몸을 던진 시민들이 있었다.
전직 간호사 하모씨는 사고 직후 쓰러진 사람들의 몸에 립스틱으로 상태를 표시하면서 간호사인 친언니와 함께 약 3시간 동안 40~50명에게 심폐소생술(CPR)을 했다.
소방관, 경찰관, 다른 시민들도 함께 했지만 손길이 부족했고 하씨는 밖에 있는 사람들을 향해 "간호사나 심폐소생술 할 줄 아는 분 있나요"라며 도움을 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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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동규 김예원 박우영 기자 = "(CPR을 위한) 가위나 칼, 펜 있나요?"(전직 간호사 하모씨) "맥박 한번 단체로 짚어 봅시다"(현직 간호사 손주연씨) "모여있지 말고 빨리 이동하세요. 다 이쪽으로. 사람이 죽고있어요!"(현직 경찰관)
지난달 29일 이태원 참사가 발생할 당시 현장에는 한 사람이라도 더 구하기 위해 몸을 던진 시민들이 있었다.
전직 간호사 하모씨는 사고 직후 쓰러진 사람들의 몸에 립스틱으로 상태를 표시하면서 간호사인 친언니와 함께 약 3시간 동안 40~50명에게 심폐소생술(CPR)을 했다.
하씨는 이날 오후 10시10분쯤 언니와 함께 이태원 세계음식문화거리를 걸었으나 사고가 난 골목으로 들어가지 않아 화를 면했다. 그러나 이후 실신한 사람들이 주변 가게로 실려오고 의사와 간호사를 찾는 다급한 목소리를 듣고는 자신도 모르게 뛰어 나갔다.
하씨는 "전직 간호사예요"라며 인파를 헤집고 가게 안으로 들어가 언니와 함께 CPR에 나섰다. 소방관, 경찰관, 다른 시민들도 함께 했지만 손길이 부족했고 하씨는 밖에 있는 사람들을 향해 "간호사나 심폐소생술 할 줄 아는 분 있나요"라며 도움을 청했다.
하씨는 이후에도 전문 의료진들과 함께 돌아다니며 맥박과 CPR 시간을 확인하는 등 구호 활동을 이어갔다.
하씨는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전직 의료인으로서 환자를 살리려 최선을 다했지만 의식이 돌아온 사람이 2명, 희미하게나마 맥박이 돌아온 사람이 3~4명 정도여서 마음이 너무 아팠다고 고개를 떨구었다.
간호사 손주연씨도 당시 우연히 현장 근처를 지나다 실신자들에게 30분동안 CPR을 실시했다. 그러면서 주변 사람과 함께 "맥박을 단체로 짚어봅시다"고 외쳤지만 안타깝게도 당시 맥박이 뛰고 있던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손씨는 "사고 초기에는 구급차도 많이 없었으며 일반인들이 상황을 통제하고 CPR도 하고 있어 저도 합류했다"고 말했다.
손씨는 오후 11시30분쯤 이태원역 2번 출구 앞 길거리에서도 실신자들에게 CPR을 했다. 인간띠를 만들어 현장 모습을 가려준 사람들도 있었다.
사고 현장에서 고군분투한 의인들은 온라인에서도 소개되고 있다. 유튜브 '니꼬라지TV'에 올라온 영상에는 한 현직 경찰관이 슬픔이 북받치는 표정 속에서도 시민들의 안전과 실신자 구조를 위해 현장을 적극 통제하는 모습이 나온다.
이 경찰관은 "모여있지 말고 빨리 이동하세요. 제발 도와주세요. 사람이 죽고 있어요"라고 외치며 인파 한복판에서 큰 목소리로 말하고 있다.
인터넷 방송인(BJ) 배지터는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아 구조된 뒤 스스로 시민 구조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말고도 이름이 밝혀지지 않은 많은 시민이 소방과 경찰의 구조 활동에 도움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d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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