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이태원에 가라고 했냐”…슬픔마저 짓밟는 혐오글 · 유언비어

송유근 기자 2022. 11. 1.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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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핼러윈 참사'와 관련, 희생자에 대한 조롱·혐오성 글이나 사고 원인과 관련한 유언비어가 무분별하게 확산하고 있다.

1일 SNS 등에는 이태원 핼러윈 참사와 관련한 참혹한 장면을 담은 사진·영상이 무분별하게 퍼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참사 당일부터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 등에는 "누가 이태원에 가라고 했냐" "놀러 갔다가 죽은 것"이라는 등 희생자에게 책임을 돌리거나 조롱하는 게시물이 다수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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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 국무위원들과 이태원역서 추모 : 윤석열 대통령이 1일 오전 국무회의를 마친 뒤 국무위원들과 함께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 1번 출구 앞에 마련된 이태원 핼러윈 참사 추모공간을 찾아 묵념하고 있다. 윤 대통령 오른쪽으로 박진 외교부 장관,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한덕수 국무총리. 윤성호 기자

■ SNS · 유튜브 ‘희생자 2차가해’

“누가 이태원에 가라고 했냐”

“MZ세대가 뭐 그렇지”비난

참혹한 영상 무분별 확산도

정치권, 가짜뉴스 중단 촉구

경찰 “허위사실 유포 수사”

‘이태원 핼러윈 참사’와 관련, 희생자에 대한 조롱·혐오성 글이나 사고 원인과 관련한 유언비어가 무분별하게 확산하고 있다. 고인들이 고통스럽게 운명하는 모습을 공유하며 흥밋거리로 소비하거나, ‘클릭 수 장사’를 위해 근거 없는 주장을 퍼뜨리는 행위도 이어지고 있다. 국가적 재난 상황에서 슬픔을 함께하지는 못할망정, 유언비어와 음모론으로 희생자를 모욕하고 유족과 지인에게서 슬퍼할 가슴마저 빼앗는 2차 가해를 엄단하는 종합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일 SNS 등에는 이태원 핼러윈 참사와 관련한 참혹한 장면을 담은 사진·영상이 무분별하게 퍼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소셜미디어 등에는 인파 속에서 5∼6겹으로 쌓여 고통의 순간을 겪는 피해자들을 찍은 모습, 누워서 심폐소생술(CPR)을 받는 모습 등을 담은 사진·영상 역시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고인들에 대한 모욕성 발언들도 다수 확인된다. 참사 당일부터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 등에는 “누가 이태원에 가라고 했냐” “놀러 갔다가 죽은 것”이라는 등 희생자에게 책임을 돌리거나 조롱하는 게시물이 다수 올라왔다. 피해자들 대부분이 10∼20대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한 세대)가 뭐 그렇지”와 같은 젊은 층에 대한 혐오성 글도 다수 발견됐다. 외국인 희생자의 국적을 거론하며 비하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 밖에도 온라인에서는 사고에 마약이 연관됐다는 등의 근거 없는 얘기가 나돌기도 했다.

이 같은 행위들은 유족들의 가슴을 더욱 멍들게 하고 있다. 이번 참사의 희생자 중 한 명의 외숙모인 A 씨는 “왜 그런데 갔느냐고 뭐라 할 게 아니라, 그런 상황이 안 만들어지게 어른들이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가짜뉴스 생산 중단 등을 촉구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가짜뉴스들이 많이 생산되고 있는데 피해자와 유족에 대한 2차 가해일 뿐만 아니라 국민 분열과 불신을 부추기게 한다”고 말했다. 경찰은 사상자 명예를 훼손하는 글과 허위사실 유포 등에 대해선 고소 접수 전이라도 적극 수사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이날 오전 7시 기준 경찰이 유족 명예훼손 등으로 입건 전 조사(내사)에 착수한 건은 11건에 달한다.

송유근 · 최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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