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자식도 저럴수 있는 상황… 부모로서 참담” 하루 1만명 조문

김보름 기자 2022. 11. 1.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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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로서 정말 참담하고, 미안한 마음입니다."

1일 오전 서울 시내 2곳에 마련된 '이태원 핼러윈 참사' 희생자를 위한 합동분향소에는 이른 시간부터 많은 시민이 발길을 이어갔다.

코스타리카인 A(22) 씨는 "이태원에서 멀지 않은 곳에 살고 있는데,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며 "외국인 희생자들도 발생한 것으로 알고 있어 무거운 마음으로 그들에 대한 존중을 표하고자 추모에 참여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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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서울광장에 마련된 이태원 사고 사망자 합동 분향소에서 시민들이 조문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전국서 애도 물결

출근길 시민도 이른아침 참배

“참사 소식 듣고 밤잠 못 이뤄”

“어린생명들 희생돼 안타까워”

연령·국적 불문하고 추모행렬

“부모로서 정말 참담하고, 미안한 마음입니다.”

1일 오전 서울 시내 2곳에 마련된 ‘이태원 핼러윈 참사’ 희생자를 위한 합동분향소에는 이른 시간부터 많은 시민이 발길을 이어갔다. 참배객들은 눈물을 흘리기도 하고, 침묵하거나 분노를 표하는 등 각자의 방법으로 슬픔을 견뎌내는 모습이었다. 하루 만에 1만 명이 분향소를 찾는 등 성별과 연령대, 국적을 불문하고 추모 분위기가 확산하고 있다.

이날 오전 10시 용산구 녹사평역 광장에 마련된 합동 분향소를 찾은 이태원 주민 박미숙(여·65) 씨는 “손주들 유치원 데려주다가 들렸다”며 “부모 마음으로 정말 미안하다고 말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른 시간부터 출근길에 많은 시민들이 참배를 이어갔다. 분향소 관리자는 “오전 7시부터 9시 30분까지 약 120명이 왔다”고 설명했다.

지난 31일 검은색 재킷을 입고 분향소를 찾은 조해석(18) 군은 “참사가 발생했다는 소식을 들은 이후 밤잠을 이루지 못했다”며 “친구들 중 희생자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들의 아픔을 공감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초등학생 자녀 둘을 데리고 분향소에 온 이모(여·45) 씨는 “나이대가 젊은 희생자들이 많다고 들었는데, 남 일처럼 느껴지지 않았다”며 “참사 당일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에서 핼러윈 축제에 가지 말라는 내용의 가정통신문을 보내줘 정말 다행”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외국인 추모객도 분향소를 찾았다. 코스타리카인 A(22) 씨는 “이태원에서 멀지 않은 곳에 살고 있는데,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며 “외국인 희생자들도 발생한 것으로 알고 있어 무거운 마음으로 그들에 대한 존중을 표하고자 추모에 참여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서울광장 도서관 앞에 마련된 분향소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른 아침부터 분향소를 찾은 시민들은 4~5명이 한줄로 서서 참배했다. 의정부에 거주하는 이모 씨는 “아이 키우는 엄마들은 다 같은 심정”이라며 “내자식이 저럴 수 있는 상황이라고 가정하면 부모의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태원 주민 독일인 더크 호프만(51) 씨는 “아버지로서 희생자의 부모와 가족들을 생각하게 된다”며 “아무에게도 이런 일이 일어나길 바라지 않았는데, 젊은 사람들이 많이 희생됐다”고 말을 잇지 못했다. 전날 분향소를 찾은 수원 영통구에 거주하는 김모(67) 씨는 “어린 생명이 가버린 게 너무 안타깝다”며 “실외 마스크 의무가 해제되고 젊은 아이들이 들뜬 마음이 있었을 텐데”라며 안타까워했다.

김보름·권승현·김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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