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탈춤,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 등재 확실시

평가기구, 등재 권고 판정…이달 말 최종 등재 여부 결정

탈을 쓰고 추는 전통 무용인 우리나라 탈춤이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대표목록에 오를 것이 확실시된다. 사진은 국가무형문화재 탈춤인 하회별신굿탈놀이. 연합뉴스

우리나라 탈춤이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될 것이 확실시된다.

유네스코는 1일 누리집을 통해 “유네스코 무형유산보호협약 정부간위원회(무형유산위원회) 산하 평가기구가 ‘한국의 탈춤’을 심사해 등재 권고 판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등재가 확정되면 탈춤은 종묘제례, 판소리 등에 이어 한국의 22번째 인류무형문화유산이 된다.

유네스코 산하 평가기구는 등재 신청서가 접수된 유산을 심사하고 그 결과를 ‘등재’, ‘정보 보완’(등재 보류), ‘등재 불가’ 등으로 구분한다. 평가기구는 심사 결과를 발표한 뒤 이를 무형유산위원회에 권고하는데, 등재 권고 판정이 뒤집히는 경우는 거의 없다. 최종 등재 여부는 오는 28일(현지시각)부터 12월3일까지 모로코에서 열리는 ‘제17차 무형유산위원회’에서 결정된다.

평가기구는 한국이 제출한 신청서에 대해 “사회적 기능과 문화적 의미를 명확하게 설명하고, 과도한 상업화에 따른 위험을 해결하려는 지속적인 노력을 잘 설명했다”며 준비가 잘된 모범 사례로 평가했다.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우리 전통문화유산은 종묘제례 및 종묘제례악, 판소리, 강릉단오제, 강강술래, 처용무, 남사당놀이, 택견, 씨름, 대목장, 매사냥, 줄타기, 줄다리기, 농악 등 21건이다. 2020년엔 부처의 탄생을 축하하는 불교 행사인 연등회가 등재됐다. 일본은 가부키 등 22건, 중국은 경극 등 38건의 무형문화유산이 등재돼 있다.

탈춤은 단순히 무용에 그치는 게 아니라 연극과 음악, 의상 등 다양한 요소가 어우러진 ‘종합예술’로 평가받는다. 탈을 쓰고 노래하는 ‘가면극’에 가깝다. 사회의 모순과 부조리를 해학과 풍자로 풀어낸 조선 후기 대표적 민중예술로 꼽힌다. 관객의 동조와 야유를 극적 요소로 활용하는 탈춤은 현대 공연예술에도 다양한 영감을 제공했다. 사회성이 짙고 다양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어서 1970~80년대 대학가에서도 탈춤이 크게 주목받았다.

탈춤은 국가무형문화재 13개와 시도무형문화재 5개로 구성돼 있다. 국가무형문화재로는 양주별산대놀이, 통영오광대, 고성오광대, 강릉단오제 중 관노가면극, 북청사자놀음, 봉산탈춤, 동래야류, 강령탈춤, 수영야류, 송파산대놀이, 은율탈춤, 하회별신굿탈놀이, 가산오광대 등이 있다. 시도무형문화재는 강원무형문화재 속초사자놀이, 경기무형문화재 퇴계원산대놀이, 경북무형문화재 예천청단놀음, 경남무형문화재 진주오광대·김해오광대 등이다.

이번에 유네스코에 제출된 46건 가운데 탈춤 등 31건이 등재를 권고받았고, 14건은 정보 보완, 1건은 등재 불가 판정을 받았다. 북한이 제출한 ‘평양랭면 풍습’도 등재 권고 판정을 받았다.

임석규 기자 sky@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