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엔 금리 인상폭 줄인다? 고개 드는 피벗 기대감…증권가는 '글쎄'

홍재영 기자 2022. 11. 1.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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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이사회 의장/신화=뉴시스

11월 미국 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가 눈 앞으로 다가왔다. 시장의 관심은 이미 기정사실화 된 75bp(1bp=0.01%) 금리인상보다 미국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12월 피봇(입장 선회) 언급 여부에 있다. 기대감의 근거는 분명 있지만, 시장에서는 연준이 매파적인 스탠스를 놓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11월 FOMC회의는 3일(한국 시각) 오전 3시쯤 마치며 그 후 결과가 발표된다. 이번 회의에서도 연준의 자이언트스텝(75bp 금리 인상)은 확실시 되는 분위기다. 1일(한국 시각) 기준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FedWatch)에 따르면 11월 FOMC 회의에서 자이언트스텝이 실시될 확률은 84.5%다.

시장의 관심은 11월 금리 인상폭보다 12월을 향하고 있다. 12월 FOMC 회의에서 금리 인상 폭을 줄이는 '피봇' 기대감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는 연준 내부에서 나온 발언으로부터 비롯됐다.

매파로 분류되는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지난 10월21일 UC버클리(캘리포니아주립대 버클리캠퍼스)의 부동산 및 도시경제를 위한 피셔 센터 정책 자문위원회 회의에서 "금리를 너무 급격하게 올려 경기를 침체에 빠트리는 것은 피해야 하며, 이제 금리인상 속도를 늦추는 것에 대한 논의를 해야 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이에 21일 미국 증시의 3대 지수가 2% 이상 급등했다.

정책 기조 선회 기대에는 통계적 근거도 있다는 분위기다.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에서 현재 인플레이션 기여도가 가장 높은 품목은 주거비인데, 주거비를 선행하는 주택가격지수가 8월 전년 동기 대비 13.1% 상승해 4월의 21.2% 상승에 비해 빠르게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ISM 제조업 지수도 둔화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 11월 FOMC 회의 이후 12월 피봇에 대한 연준의 메시지를 확인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핵심 포인트는 금리인상 속도 조절을 공론화하고, 파월 연준의장의 기자회견을 통해 공식화하는지 여부"라며 "이 경우 단기적으로 금리인상 속도 완화 기대감에 단기 기술적 반등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물가 여전히 높다…"피봇은 잘못된 시그널 줄 가능성"
/로이터=뉴스1
다만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연준이 매파적 입장을 전환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아직 핵심 물가가 잡히지 않은 상태에서 정책 효과의 훼손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혹시 금리 인상폭이 둔화된다 하더라도 이를 정책 기조의 전환으로 해석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지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준의 무리한 긴축은 물가 때문이지만 물가는 좀처럼 꺾이지 못하고 있다"며 "물가 전월치와 근원 물가는 예상보다 더 상승하고 있고, 기대인플레이션도 재차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물가가 제대로 안정세에 접어들지 않은 상태에서의 연준의 완화적 시그널은 기대인플레이션을 추가로 상승시킬 수 있는 위험을 내포한다"고 말했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10월 이후 금리인상 속도에 대한 이견이 나오면서 시장의 피봇 기대감은 높아진 상황"이라면서도 "다만 피봇(전환)이 아닌 스텝다운(속도조절)이라는 점에서 연준에 대한 과도한 기대는 삼가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어 "블룸버그 서베이에서도 응답자 중 73%는 지난 9월과 동일한 가이던스를 제시할 것이라고 예상했다"고 말했다.

증권가는 피봇 기대감으로 인한 채권 시장의 일시적 랠리 가능성에 대해 인정하면서도 추세 전환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박민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피봇 기대로 단기간의 채권시장 랠리는 가능하겠으나 시장금리 추세 하락을 기대하기에는 물가가 너무 높다"며 "수요측 인플레이션으로 구분해 볼 수 있는 근원 PCE(개인소비지출) 물가 상승세가 여전히 가파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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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재영 기자 hjae0@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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