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버드’에 내걸린 KH의 얼굴..삼성 스포츠단의 미래는
강등 걸린 경기서 팬들 이건희 걸개 걸어
이재용 회장 시대 개막에 팬들도 기대감
강등 걸린 경기서 팬들 이건희 걸개 걸어
이재용 회장 시대 개막에 팬들도 기대감
#. 지난달 29일 수원삼성과 FC안양의 K리그 승강 플레이오프가 열린 수원월드컵경기장. ‘빅버드’라는 별칭으로도 불리는 이 경기장 2층에는 얼마 전 2주기를 맞은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얼굴이 그려진 걸개가 내걸렸다. 여기에는 “감사합니다 아버지(Thank you, father)”라는 글자 아래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꿔라(Change everything except your missus and children).”라는 문구가 영문으로 쓰여져 있었다. ‘과거의 영광’을 되찾자는 팬들의 메시지로 해석된다.
올해 수난기를 겪은 삼성 스포츠단의 미래를 두고 스포츠팬들 사이에서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최근 회장으로 공식 취임한 이후 삼성 스포츠단에 대한 투자가 달라질 수도 있다는 시선에서다.
프로축구 K리그의 최고 명문으로 군림하던 수원삼성 블루윙즈는 올해 K리그1(1부 리그) 12팀 가운데 10위에 그치며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강등 플레이오프를 치르는 수모를 겪었다.
2011년부터 2014년까지 프로야구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하며 ‘삼성왕조’를 열었던 삼성라이온즈는 올해 리그에서 13연패의 ‘악몽’을 겪고 10팀 가운데 7위에 머물렀다. 프로농구 서울 삼성 썬더스는 2021-2022시즌 9승 45패로 10팀 가운데 최하위를 기록했다.
삼성 스포츠단의 하향세는 삼성 스포츠단이 제일기획으로 이관된 직후부터 시작됐다. 사실상 스포츠단에 대한 투자가 줄어든 것이어서 성적 또한 하향곡선을 그렸다.
삼성 스포츠단의 이관은 이재용 회장이 가진 프로 스포츠에 대한 지론 때문이라는 것이 재계의 시각이다. 이 회장은 일본과 미국에서 유학하며 해외의 프로 스포츠를 오랜기간 지켜봤다. 프로 스포츠라면 모기업의 지원보다는 스스로의 자생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인식에서 ‘프로다운’ 운영이 필요하다는 게 이 회장의 인식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 회장이 야구를 비롯한 스포츠를 좋아하는 것 역시 알려진 사실이기에 삼성전자의 회장으로 취임한 시점에 분위기가 달라질 수 있다는 시각도 재계 안팎에서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경영학을 공부하고 미국에서 프로 스포츠를 경험한 이 회장은 프로 구단의 ‘자생력’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삼성도 새로운 시기를 맞은 만큼 분위기가 달라질 수 있다는 기대감도 있다”고 말했다.
최승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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