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만 탈출하자’ 삼성전자…개미 10월에만 1조5000억 매도
6개월 선행하는 주가 고려하면 지금이 반등 타이밍이란 주장도
최모(47)씨는 지난주 보유하고 있던 삼성전자 주식 200주를 팔았다. 올해 들어 계속 주가가 하락해 매도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었는데 최근 조금 주가가 오르면서 주식을 처분했다. 최씨는 “계속 들고 있어 봐야 수익이 크게 나지 않을 것 같아 미련을 두지 않았다”고 말했다.
최근 개인투자자들이 삼성전자 주식을 대량 매도하고 있다. 지난달에만 1조5000억원 넘게 주식을 팔았다. 삼성전자는 소액주주만도 600만명에 달하는 종목으로 개인투자자들의 최애 종목으로 꼽혀왔지만 지지부진한 주가에 ‘탈(脫) 삼성전자’를 하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일각에서는 빠르면 내년 2분기부터 디램(DRAM) 등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회복될 것으로 예상돼 6개월 이상 시장을 선행하는 주가 움직임을 고려하면 이달부터 주가가 반등할 가능성도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는 지난달 1일부터 31일까지 1개월 동안 삼성전자 주식을 2654만7300주 순매도했다. 금액으로는 1조5364억6000만원에 달한다. 삼성전자는 개인투자자가 지난달 가장 많이 순매도한 종목이다.
개인이 지난달 1조원 넘게 매도한 종목은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 전체에서 삼성전자가 유일하다. 개인투자자가 2번째로 많이 판 종목은 삼성SDI로 8682억8500만원(130만6500주)어치를 팔았다. LG에너지솔루션(111만5300주·5604억6500만원), SK하이닉스(222만4900주·2293억400만원)도 개인투자자가 많이 순매도한 종목이지만 삼성전자와는 매도 물량이 큰 차이가 있다.
개인투자자의 삼성전자 매도 행렬이 이어진 것은 주가가 계속 지지부진하면서 일부 개인투자자들이 투자 수익률에 대한 기대를 접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8만원을 넘었다. 그러나 올해 들어 계속 하락했고 지난 9월 30일에는 장중 5만1800원까지 하락하며 52주 최저가를 기록했다.
10월 들어서는 주가가 다소 회복돼 지난달 31일에는 5만9400원까지 올랐다. 1일 장중에는 6만200원까지 상승하며 지난 8월 26일(장중 최고가 6만900원) 이후 최고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다만 지난해 마지막 거래일인 12월 30일 종가(7만8300원)와 비교하면 여전히 20%이상 낮은 가격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3개 증권사가 추정한 삼성전자의 목표주가 평균치는 7만6000원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10만원을 넘는다고 봤지만, 이제는 목표주가조차 지난해 말 수준을 밑도는 셈이다. 다올투자증권(6만900원), 대신증권·상상인증권(6만5000원) 등 일부 증권사는 목표가를 6만원선까지 낮추기도 했다.
증권가의 부정적인 전망은 디램(DRAM) 등 메모리 반도체 가격 하락이 내년 초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과 관련이 있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가격 하락을 주된 원인으로 꼽으며 “삼성전자 메모리 부문 실적 감소는 2023년 1분기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망했다. 신영증권은 디램과 낸드플래시의 가격이 각각 내년 3분기, 내년 4분기까지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신영증권은 삼성전자의 낸드플래시 부문이 내년 1분기부터 적자 전환해 1년 동안 1조9000억원 규모의 영업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김장열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내년 1분기까지는 메모리반도체 가격이 하락한다는 것이 시장의 컨센서스이고 거시경제 환경에 따라 가격 하락이 2분기까지 연장될 가능성도 있다”라면서도 “다만 주가는 가격 하락분을 이미 반영했고 내년 2분기 이후 반도체 시장 회복 가능성이 있는데 주가는 6개월 이상 시장을 먼저 반영하는 특성이 있어 현재가 오히려 반등을 모색할 수 있는 구간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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