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이 예측한 한국 월드컵 베스트 11, 황의조가 없다
파울루 벤투 축구대표팀 감독 체제에서 부동의 최전방 스트라이커였던 황의조(30·올림피아코스)가 최근 리그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대표팀에서도 그 존재감이 약해지고 있다. 외신에서는 황의조가 올해 카타르 월드컵에서 경쟁력이 없을 것이라는 평가까지 나온다.
미국 ‘워싱턴 포스트’는 지난달 25일 한국을 비롯해 포르투갈과 우루과이, 가나가 속한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H조에 관한 분석 기사를 냈다. 매체는 “H조는 이번 월드컵에서 가장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운 조 중 하나”라면서 “한국에서는 조연급 선수들이 스타(손흥민)를 충분히 잘 도와야 할 것이다”라고 한국에 대한 전망을 요약했다.
워싱턴 포스트는 이 기사 시리즈에서 각 조에 속한 팀들의 ‘베스트 11’을 예측해 그래픽으로 나타냈는데, 한국의 예상 ‘베스트 11’에는 황의조가 없다. 매체는 최전방에 손흥민, 중원에 황인범과 이재성, 중앙 수비수에 김민재와 김영권을 배치하며 기존 벤투호의 문법을 따랐지만, 손흥민의 옆자리에는 황의조가 아닌 황희찬의 이름을 써넣었다.
매체는 “황인범과 노련한 득점 자원 황의조는 모두 그리스 올림피아코스에서 뛰고 있다”라고 황의조를 언급했지만, 정작 예상 라인업에는 포함하지 않았다. 황의조는 벤투 감독 취임 이후 총 38번의 A매치에 출전해 한국 대표팀의 ‘간판 스트라이커’로 자리잡았다. 프랑스 리그1에서 2020~2021시즌 12골을, 2021~2022시즌에는 11골을 기록하며 대활약한 황의조이지만 이번 시즌 임대로 뛰고 있는 그리스 수페르리그 올림피아코스에서는 아직 공격 포인트가 없다. 최근 리그 두 경기에서는 아예 명단에서 제외되기도 했다.
예상 라인업의 오른쪽 날개에 이강인이 배치됐다는 사실은 이 그래픽이 실현 가능성보다는 현재 각 선수의 성적에 따라 제작됐다는 것을 방증한다. 이강인은 이번 시즌 스페인 라리가에서 2골 3도움을 기록하며 라리가에서 ‘주목해야 할 선수’로 뽑히기도 했지만, 벤투 감독이 그를 월드컵에서 기용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 그러나 이 그래픽은 적어도 외신의 시선에서 황의조의 존재감은 줄어들고, 이강인의 존재감은 커졌다는 것을 드러낸다.
‘AP통신’도 이번 월드컵에서 한국의 열쇠를 쥔 손흥민을 집중 조명하면서, 황의조보다는 조규성(24·전북 현대)이 손흥민의 파트너로 적합하다고 평가했다. 이 매체는 지난달 27일 기사에서 “그리스 올림피아코스의 공격수 황의조는 득점 자원으로서 자연스럽게 한국 축구대표팀에 이름을 올릴 것”이라면서도 “전북 현대의 조규성이 공중볼을 따내고 수비수를 분산시키는 과정에서 손흥민을 위한 공간을 만들어낼 수 있는 데에 반해, 황의조는 그렇지 못하다”라고 썼다.
AP통신은 “한국이 우루과이나 포르투갈을 상대할 때에는 벤투 감독이 공을 쫓는 스피드가 있고 필드를 넘나드는 플레이를 구사할 수 있는 정우영(23·프라이부르크)을 손흥민의 파트너로 배치할 수도 있다”라고 덧붙였다.
벤투 감독은 기존의 라인업을 크게 바꾸지 않는 성격이기에 황의조는 이변이 없다면 이번 월드컵에서도 이전처럼 최전방 공격수로 배치될 확률이 높다. 그러나 실전 무대가 성큼 다가온 만큼, ‘득점 자원’으로서의 존재감을 입증해야 하는 황의조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이두리 기자 red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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