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에세이>새의 의인화 표현에 깃든 ‘우리’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만추로 접어들면서 북서풍이 스산하게 불어오기 시작한다.
지금쯤이면 저 북방의 새들이 머나먼 여행을 서두르고 있을 것이다.
우리 조상들이 멀리 이동, 이 땅에 정착하게 된 것도 새의 경로와 무관하지 않은 것 같다.
바람과 자기장 센서의 내비게이션에 따라 움직인 새들의 방향이 이주의 영감을 주었을 것 같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재언 미술평론가
만추로 접어들면서 북서풍이 스산하게 불어오기 시작한다. 지금쯤이면 저 북방의 새들이 머나먼 여행을 서두르고 있을 것이다. 우리 조상들이 멀리 이동, 이 땅에 정착하게 된 것도 새의 경로와 무관하지 않은 것 같다. 바람과 자기장 센서의 내비게이션에 따라 움직인 새들의 방향이 이주의 영감을 주었을 것 같다.
우리가 잘 몰랐던 또 한 사람의 현대미술 거장 최홍원. 1950년대부터 타계할 때까지 ‘새’를 등장시켜 주옥같은 그림들을 그려 왔다. 그의 ‘새’ 그림은 우리의 무의식 기저에 저장된 상징들을 소환하고 있다. 떠나온 북녘의 고향을 향한 사무친 그리움 같은 것이 묻어나기도 하지만, 작은 서사에만 머물지는 않는다.
삼족오를 연상케 하는 학들이 자주 등장하곤 하는 데서 우리 원형의 일단이 엿보인다. 또한, 강한 리듬 속에 여러 마리의 학이 서로 물고 물리는 국면에서 반복적 블록체크 깃발이 나부낀다. 어떤 피안을 향한 윤회의 회로(回路)가 구동되고 있는 느낌이다. 사람 눈을 한 새들의 부릅뜬 눈들은 무엇을 말하려는 것일까.
[ 문화닷컴 | 네이버 뉴스 채널 구독 | 모바일 웹 | 슬기로운 문화생활 ]
[Copyrightⓒmunhwa.com '대한민국 오후를 여는 유일석간 문화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구독신청:02)3701-5555 / 모바일 웹:m.munhwa.com)]
Copyright © 문화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유승민 “선동성 정치적 주장을 해선 안된다는 장관부터 파면해야”
- 미국인 20대 여성 희생자는 연방의원 조카...“신이 주신 선물이었다”
- [단독]日 출격 미 해병대용 F-35B 4대 군산기지 전개…한국기지 첫 착륙
- “집순이 우리 손녀, 얼마나 악바리같이 살았는데… 너무 불쌍해”
- ‘검은 리본’ 고민정 “책임있는 당국자 누구 하나 사과하는 사람 없어” 비판
- “형체의 70%밖에 안보이는데…어떻게 아들 죽음 받아들입니까”
- 외국인 중 가장 많은 5명 희생된 이란, “한국 정부 관리 부실”
- 이태원 참사 속…방송가 ‘핼러윈 흔적 지우기’ 총력
- 역대 최고 성적 냈는데…이영표 강원FC 대표이사 재계약 불발
- 5.5평 공간에 질식 한계치 300명 압착… ‘선 채 실신’ 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