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이성만, 이상민 발언에 "책임의식 없는 오만방자한 표현"

MBC라디오 인터뷰
"사고 예상했다면 시민 모이지 않게 했어야"
"행사 주최측 없으면 안전 주체는 '정부'"

[이데일리 이수빈 기자] 더불어민주당 ‘용산 이태원 참사 대책본부’의 부본부장인 이성만 의원이 1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특별히 우려할 정도로 많은 인파가 모였던 것은 아니다’라는 발언에 대해 “면피성 발언을 넘어서 우리 국민을 무시하고 행정안전부 장관으로서 책임의식이 전혀 없는 오만방자한 표현”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지난 달 31일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 마련된 이태원 참사 합동분향소에서 참배를 마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사진=뉴스1)

이 의원은 이날 오전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라디오 인터뷰에서 “사고가 터졌으면 정부는 책임의식을 갖고 이 문제의 원인이 무엇인지, 향후 대책은 무엇인지 강구해야지 그런 식으로 표현하는 건 상당한 문제가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지난 달 30일 이 장관은 이태원 참사와 관련한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에서 “경찰이나 소방 인력을 미리 배치함으로써 해결될 수 있었던 문제는 아니었다” “서울 시내에서 열린 시위 때문에 경찰 인력을 많이 배치하지 못했다”고 발언해 논란이 된 바 있다.

이 의원은 “‘경찰과 소방이 미리 배치됐어도 피할 수 없었다’는 얘기는 뒤집어서 얘기하면 ‘사고는 필연이었다’는 얘기 아니겠나”라며 “사고가 필연일 것 같으면 그런 상황이 만들어지지 않도록 우리 시민이 모이지 않게 했어야 한다”고 일갈했다.

이 장관을 비롯해 윤희근 경찰청장, 남화영 소방청장 직무대리 겸 차장은 이날 오후 2시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 출석해 이태원 참사 관련해 현안보고를 한다. 보고는 질의 없이 진행된다. 이에 대해 이 의원은 “정쟁을 피하자고 그래서 추모기간이기도 해 일단은 보고만 듣고 다만 오늘 보고를 기초로 다음 주 행안위를 다시 열어서 그때부터는 원인 규명에 집중할 생각”이라고 했다.

이 의원은 또한 행사 주최 측이 없어서 책임 소재를 따져 묻기 어렵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선 “그건 말이 안 된다”며 “내가 길거리를 걷는데 신청을 해놓고 걷나. 길거리를 걸어도 안전하다는 믿음이 국가가 지켜주기 때문에 있는 것 아닌가”라고 질책했다.

그는 “행사 주체가 없다고 하면 당연히 그 안전에 대한 주체는 정부다. 작게는 구청이고 크게는 대한민국 또 경찰청이다”라며 “이런 것을 망각하고 ‘주최자가 없기 때문에’ 자기네들이 책임주체가 아니라고 얘기하는 것은 더 이상 국가를 운영할 그런 책임을 갖고 있지 않다는 표현과 뭐가 다르겠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서도 “대통령이 이런 상황을 들으면 제일 먼저 해야 할 말이 ‘국민 여러분 죄송합니다. 국민의 안전을 지켰어야 했는데 제가 관리를 잘 못했습니다’가 당연한 도리”라며 “그런데 지금 윤석열 정부나 현 정권을 보면 본인들이 정권을 잡아서 대통령의 책무가 무엇인지 관(官)의 책무가 무엇인지 구청장의 책무가 무엇인지 대한 기본적인 인식이 돼 있지 않은 게 아닌가 이런 우려가 있다”고 했다.

한편 이 의원은 이번 참사 대책 마련을 위한 여야 협의체 구성을 위해 정의당이 원내대표 회동을 제안한 것에 대해선 “그렇게 진행되는 것으로 안다”며 “초당적으로 한다면 그 문제에 대해 저희 더불어민주당이 반대할 이유는 없다”고 했다.

이수빈 (suvin@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