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내년 예산 47조 원 편성···'안심소득' 등 복지에 힘싣는다
안심소득 대상 800가구→1600가구
오세훈 시장 '약자와의 동행' 강화
서울시는 내년도 예산 47조 2052억 원을 편성해 1일 서울시의회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민선 8기 첫 번째 본예산인 내년 예산안은 올해보다 2조 9862억 원(6.8%) 늘어나며 역대 최대 기록을 이어갔다.
중점 투자 분야는 △계층이동 사다리 복원을 통한 '약자와의 동행' △글로벌 톱5 도시 달성을 위한 경쟁력 제고 △기후변화와 기반시설 노후화에 대비한 '도시안전' 강화다.
올해와 비교해 가장 많이 증액된 분야는 사회복지다. 약자와의 동행 추진에 따라 1조208억 원(6.8%) 늘었다.
증가율이 가장 높은 분야는 도시안전이다. 수방대책과 중대재해 예방사업 예산이 늘면서 올해보다 22.5%(3143억 원) 급증했다. 반면 도시계획·주택정비 분야는 도시재생 재구조화 등으로 317억원(8.1%) 감소했다.
시는 "민선 8기 슬로건인 '동행·매력 특별시'를 실현하기 위한 예산안"이라며 "어려운 재정 여건 속에 줄일 곳은 줄이고 쓸 곳에 제대로 투자하는 전략적 재정 운용으로 효율을 극대화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오세훈 시장의 시정 철학인 '약자와의 동행'을 본격화하기 위해 12조 8835억 원이 투입된다. 우선 147억 원을 들여 오 시장의 공약인 '서울형 안심소득' 시범사업 대상자를 기존 목표치(800가구)의 두 배인 1600가구로 늘린다. 저소득 국가유공자 생활보조수당은 730억 원을 투입해 월 10만 원에서 20만 원으로 올린다.
또한 주거 안정을 위해 이른바 '지옥고'(반지하·옥탑방·고시원)에 거주하는 주거취약계층에 임대주택 우선 입주, 특정바우처, 보증금·이사비·생필품 등 '주거상향 패키지'를 지원한다.
아울러 1조 4669억 원을 들여 매입임대와 장기안심주택 등 임대주택 공급을 확대한다. 8월 집중호우로 피해를 본 반지하 가구의 지상층 이주 지원에는 2048억 원을 투입한다. 1만 가구에 월 20만 원씩 특정 바우처를 지급하는 한편 기존 반지하 다가구·다세대 주택 1050호 매입을 추진한다. 시가 사들인 반지하 주택은 비거주용 공공시설로 활용한다.
장애인에게 내년 7월부터 버스 요금을 전액 지원하고, 장애인콜택시와 버스도 확대한다. 기준중위소득 150% 이하 임산부·맞벌이·다자녀가정 총 1만 3000가구에는 가사돌봄서비스 바우처(가구당 6회, 회당 4시간)를 제공한다.
스토킹 피해자에게는 전문 경호업체를 통한 출·퇴근 동행 서비스와 법률소송 등을 지원한다. 또 경력보유여성에게 최대 90만 원의 구직 활동지원금을 지급하도록 45억 원을 편성했다.
의료·건강 분야에서는 서남병원, 은평병원 등 시립병원 기능 강화와 보라매병원 안심호흡기 전문센터 건립에 302억 원을 투입한다. 장애아동 재활치료 바우처 제공(238억 원), 서울아이 발달지원센터 운영(15억 원) 등도 추진한다.
교육·문화 격차 완화를 위해서는 '서울런' 온라인 콘텐츠 지원(127억 원)과 멘토링 확대(63억원)에 190억 원을 투입한다.
중위소득 150% 이하 만 19세 서울 거주 청년 3만 명에게 20만원의 문화바우처를 지원하는 '서울형 청년문화패스'(68억원) 사업도 시작한다.
글로벌 도시 경쟁력 강화에는 2조 8699억 원을 편성했다.
우선 혁신산업에 집중 투자하는 5조 원 규모의 '서울비전 2030 펀드'를 2026년까지 조성하기 위해 올해 400억 원을 투입한다. 교통 분야에서는 별내선, 광역급행철도(GTX)-A, 동북선 등 철도망 구축에 7335억 원, 신림∼봉천터널 건설에 341억 원, 동부간선도로 지하화에 210억 원을 투입한다.
올해 처음 열린 '서울페스타'는 내년에도 친환경 전기차 대회와 연계해 5월에 개최한다. 한강에는 열기구 체험장을 조성하고, 올해 가을 첫선을 보인 '잠수교 뚜벅뚜벅 행사'는 내년 4∼10월로 확대 개최한다. 내년 10월 반포 한강공원 일대에서는 미디어아트 빛 축제를 연다.
한강의 석양을 관광 자원화하는 '그레이트 선셋 한강 프로젝트'도 본격화한다. 선유도와 중랑천 합류부 등에 석양을 볼 수 있는 명소를 만들고, 드론을 활용한 야간 조명쇼 '드론라이트쇼'도 5월 개최한다.
'책 읽는 서울광장'에 이어 광화문광장에서도 책을 주제로 한 문화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오 시장의 역점 사업인 수변감성도시 조성과 관련해서는 67억원을 들여 홍제천·도림천·정릉천에 선도거점을 조성한다. 53억원을 투입해 수변활력거점 3곳을 조성하고, 10곳을 새로 공모한다. 이밖에 노들섬 문화명소 조성에 36억원, 서울시립도서관 조성에 213억원을 투입한다.
도시안전 강화에는 1조 6676억 원을 배정했다. 이 중 5112억 원은 수방대책 예산이다. 강남역·광화문·도림천 3곳에 설치하기로 한 대심도 빗물배수터널 설계 비용 339억 원도 반영했다. 서울 전역의 노후 불량 하수 맨홀을 정비하고, 잠실대교 등 한강 교량에는 안전난간을 설치해 투신을 예방한다.
내년 예산 가운데 회계 간 전출입금으로 중복계상된 부분을 제외한 순계예산 규모는 41조 4907억 원이다. 자치구·교육청 지원 등 법정의무경비를 제외한 실제 집행 규모는 28조 7874억 원이다.
재원이 되는 시세는 올해보다 1조 7862억 원 증가한 24조 8818억 원으로 추계했다. 주요 세입인 취득세는 올해보다 15.8% 줄어든 5조 2219억 원으로 잡았으나, 지방소득세·소비세는 임금 상승과 지방소비세율 인상을 고려해 증액 편성했다.
재원 확보를 위한 지방채 발행 규모는 1조 7930억 원으로 잡았다. 동시에 지방채 상환 규모를 올해 1조 3586억 원에서 내년 2조 2363억 원으로 늘려 건전재정 기반을 확보했다고 시는 설명했다.
박경훈 기자 socool@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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