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美 '아베오' 인수대금 7년내 회수 가능
8000억 가치 적정성 의혹…FDA, '포티브다' 허가 2회 거절
포티브다 시판으로 실적 반전…2027년 영업이익률 50% 전망
"추가 라이선스인 추진 시 자금 회수 시기 앞당겨져"
업계 관계자는 28일 이데일리와 통화에서 “미국 증권가 컨센서스에 따르면 LG화학의 아베오 인수대금은 7년내에 회수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이는 상당히 보수적으로 추정한 수치이기 때문에 회수 시기는 더 앞당겨질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LG화학은 지난 18일 아베오의 지분 100%를 5억6600만달러(한화 약 8000억원)에 인수한다고 밝혔다. 주당 15달러에 사들이는 셈이다. 인수대금은 보유 현금을 활용하되 일부 외부 자금을 조달해 충당할 예정이다. LG화학은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5조2786억원 규모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LG화학의 CFO 겸 CRO를 맡고 있는 차동석 부사장은 “현재 외화예금만으로도 이번 인수자금은 충분히 보유하고 있다”면서도 “다만 전지 부문 등에서 투자 증가가 예상돼 내년에 외부에서 일정 정도 자금 조달이 필요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어 “외부 조달에 앞서 자체적으로 비핵심 사업을 정리하거나 자산 일부를 매각하는 등 자산 효율화 방안을 선행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시장에서는 LG화학이 아베오를 비싸게 인수한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됐다.
아베오가 설립 2002년 설립 이후 적자를 지속해온 것은 물론, 신장암 표적 치료제 ‘포티브다(FOTIVDA)’의 허가 과정도 녹록지 않았기 때문이다. 포티브다는 2013년과 2019년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2번이나 허가를 거절당했다. 포티브다는 삼수 끝에 지난해 3월 FDA 승인을 받으면서 겨우 시판에 나설 수 있게 됐다.
LG화학은 차후 아베오의 매출, 영업이익 등을 고려하면 기업가치 8000억원은 정당화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LG화학에서 M&A팀을 이끌고 있는 이지웅 상무는 “아직 주주총회를 하지 않은 상황이라 싸다, 비싸다에 대해 판단하기는 어렵겠지만 이번 인수는 다양한 측면에서 (인수대금에 대한) 정당성을 확보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회사 측은 아베오가 신약 승인을 받기 전까지 적자를 낼 수밖에 없는 사업 구조라고 보고 있다. 지난해 3월 포티브다가 FDA 승인을 받은 만큼 앞으로 매출과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라는 게 회사 측의 기대다.
실제로 아베오의 매출이 증가하면서 적자 폭도 빠르게 줄고 있다. 아베오의 지난해 매출액은 4200만 달러(약 598억원), 영업손실은 5000만달러(약 711억원)였다. 아베오의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4622만달러(약 657억원)로 지난해 연매출을 넘어선 상태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1617만달러(약 230억원)로 적자 폭이 상당히 줄었다.
LG화학은 아베오가 포티브다로 올해 1500억원의 매출을 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매출액(500억원)의 3배에 달하지만 올해 상반기 매출액이 657억원이고, 지난해 포티브다가 출시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달성 가능한 수치라는 것이다. 미국 증권가에서는 아베오의 2027년 매출이 5000억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아베오는 포티브다 매출 증가로 조만간 만성적자를 탈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LG화학은 아베오가 이르면 내년 하반기 흑자 전환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손지웅 LG화학 생명과학사업본부장(사장)은 “2027년 (아베오의) 예상 영업이익률은 50%”라고 언급했다.
미국 증권가에서는 아베오의 예상 영업이익을 기준으로 LG화학이 인수대금을 회수하는 데 7년이 걸릴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는 아베오가 현재 보유한 파이프라인만을 전제로 보수적으로 산정한 수치다. 따라서 LG화학이 추가적으로 후기 임상 단계의 파이프라인을 기술 도입(License-in)해 미국 시장에서 상업화를 앞당길 경우 더 빠르게 인수대금을 회수할 수도 있다.
한편 LG화학 생명과학본부는 당분간 투자 방향을 M&A보다는 라이선스인 쪽으로 틀 것으로 보인다. 이 상무는 “외부 M&A 기회는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추진할 예정”이라면서도 “생명과학 부문 전략에 맞는 기업을 흡수했으니 전지 재료와 메탈소싱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M&A 쪽이 조금 더 우선 순위에 있다”고 말했다.
김새미 (bird@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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