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변 다 해야 하나·처음 들어·잘 몰라"…'이태원 참사' 정부 브리핑 내용도 '부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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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이태원 압사 참사의 원인을 놓고 관계당국의 사전 대비가 미흡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정부가 31일 개최한 언론 브리핑도 부실하게 진행돼 도마 위에 올랐다.
정부는 이날 오전 11시 정부 세종청사에서 행정안전부, 보건복지부, 경찰청, 소방청 등 관계부처 담당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브리핑을 열고 사고 이후 정부 대처 상황과 유가족 및 부상자 지원 대책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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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이날 오전 11시 정부 세종청사에서 행정안전부, 보건복지부, 경찰청, 소방청 등 관계부처 담당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브리핑을 열고 사고 이후 정부 대처 상황과 유가족 및 부상자 지원 대책을 발표했다.
행안부는 브리핑 2시간여 전부터 기자단 단체 대화방을 통해 질의를 접수했다. 범정부 재난대응 최고기구인 중대본이 사고 이후 처음으로 개최한 브리핑이었다는 점에서 기자들의 질문이 쏟아질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행안부는 브리핑 시간이 불과 20분 분량으로 제한돼 있다는 이유를 들어 절반 이상의 질문에 답변하지 않았다.
브리핑에서 발표를 맡은 김성호 행안부 재난안전관리본부장(중대본 1본부 총괄조정관)은 "질문을 모두 다 소화해야 하나"라고 되묻기도 했다.
'토끼 머리띠를 한 사람이 처음 밀기 시작했다'는 소문의 진위, 2019년 이전 이태원 핼러윈 축제 당시 통제 상황 및 인파 추이, '경찰·소방력 배치로 대응 불가능했다'는 이상민 행안부 장관의 발언이 정부 공식 입장인지 등의 질문에는 끝내 답변하지 않았다.
답변 과정에서 사전 현황 파악, 관계부처 간 조율이 되지 않은 듯 "잘 모르겠다", "처음 듣는다"라는 답도 나왔다.
용산경찰서가 평소 주말보다 많은 200명의 경찰기동대 인력을 이태원 곳곳에 배치했다고 밝혔으나 이후 이 인원이 137명으로 조정된 이유를 묻자 브리핑에 배석한 경찰청 강력범죄수사과장은 "최초에 200명을 배치하겠다는 계획에 대해서는 제가 지금 처음 듣는다"라고 말했다.
또 오세훈 서울시장이 서울 전역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한 데 대한 협의 상황을 묻자 김 본부장은 "이 부분은 지금 처음 접하는 상황이어서 구체적으로 얘기를 들어보고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일방통행이나 도로 통제, 지하철 무정차 등 조치를 취하지 않았던 이유가 무엇인가라는 질의에는 경찰청과 국토부가 차례로 호명됐지만, 국토부 관계자가 참석하지 않아 답변이 나오지 않았다. 브리핑 종료 후 약 4시간 만인 이날 오후 3시17분께 제공된 서면 답변에도 일부 질문들이 생략됐다. '각 지역 병원 이송 현황' 등 질문과 관련해서는 '오후 6시 기준 중대본 대처상황보고서에 반영 예정'이라는 답을 내놓았다.
한편 전날 이상민 장관도 이번 사고 원인과 관련 "경찰과 소방을 미리 배치함으로써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었던 것으로 파악한다"라고 말해 정부 책임을 회피하려는 부적절 발언이었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 장관은 이날 오전 서울시청 앞 합동 분향소에서 조문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경찰·소방력 대응으로 사고를 막기에 불가능하다고 말한 것이 무슨 뜻인가'라고 묻는 기자들에게 "사고를 막기에 불가능했다는 게 아니라 과연 그것이 원인이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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