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 빛에 숨어 지구 위협하는 1.5㎞ ‘행성킬러’ 소행성 발견

태양 빛 속에 숨어 지구에 근접하는 ‘행성킬러’급 위험의 소행성이 새로 발견됐습니다. 크기가 약 1.5㎞에 달하는 이 소행성은 당장은 아니라도 미래에 지구와 충돌할 가능성이 있어, 지난 8년 사이에 발견된 잠재적 위험이 있는 소행성 중 가장 큰 것으로 제시됐습니다.

미국 ‘천문학연구 대학 연맹’(AURA)은 카네기과학연구소 지구·행성실험실의 천문학자 스콧 셰퍼드 박사가 이끄는 국제연구팀이 태양계 안쪽에 숨어있던 지구 근접 소행성(NEA) 3개를 찾아낸 결과를 ‘천문학 저널’(The Astronomical Journal)에 발표했다고 밝혔습니다.

연구팀은 칠레 ‘세로 톨롤로 천문대’의 구경 4ｍ 빅터 M. 블랑코 망원경에 장착된 암흑에너지카메라(DECam)를 활용해 이 소행성들을 찾아냈습니다.

이 중 1.5㎞ 크기의 ‘2022 AP7’은 언제가 될지 알 수 없지만, 지구의 공전 궤도와 교차하는 궤도를 가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021 LJ4’와 ‘2021 PH27’ 등 다른 두 소행성은 지구 궤도 밖으로 벗어나지 않고 안쪽에서만 태양을 돌고 있어 지구 충돌 위험은 없는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특히 2021 PH27은 태양에 가장 근접한 소행성으로, 납이 있다면 녹아내릴 만큼 표면 온도가 뜨거운 것으로 제시됐습니다.

셰퍼드 박사는 “이번 탐사는 지구와 금성 궤도 영역에 집중해 크기가 1㎞를 넘어 ‘행성킬러’라고 부르는 두 개의 대형 지구 근접 소행성을 찾아냈다”면서 “아직 발견되지 않은 비슷한 크기의 소행성이 더 있을 수 있다”고 했습니다.

행성킬러 소행성은 지구와 충돌하면 10㎞ 이상의 충돌구를 만들며 한 문명을 붕괴시킬 수 있는 위력을 갖는데, 지금까지 약 900개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는 1㎞ 이상 소행성 중 95% 이상이 파악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연구팀은 해가 지거나 뜨기 전 어스름한 빛이 있을 때 약 10분 정도밖에 안 되는 하루 두 차례의 짧은 순간을 활용해 지평선 인근의 하늘을 관측함으로써 이들 소행성을 찾아냈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DOE·FNAL·DECam·CTIO·NOIRLab·NSF·AURA·J. da Silva·Spaceengine 제공]

정지주 기자 (jjcheong@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