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경찰' 현장진입 어렵게 한 경찰 코스프레…명백한 불법, 처벌은?

30일 새벽 서울 용산구 이태원 일대에서 경찰과 소방대원들이 대규모 압사사고가 발생한 지역을 수습하고 있다. /사진=뉴스1

'이태원 압사 참사' 발생 당시 출동한 경찰과 소방대원들이 '핼로윈 코스프레'를 한 축제 참가자로 오해받아 현장 진입에 어려움을 겪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행법상 일반인이 경찰 복장을 착용할 경우 징역형 또는 벌금형에 처할 수 있지만, 이를 아는 시민은 없었다.

1일 네이버 쇼핑몰에 '핼러윈 경찰 의상'으로 검색하면 관련 상품으로 1만 건이 넘게 검색된다.

핼러윈의 특성상 축제 참가자들은 분장하고 이날을 즐기기 때문이다. 핼러윈을 앞둔 일주일 전에는 상품의 재고가 바닥나 구매할 수 없을 정도다. 의류를 대여해주는 업체도 많다. 중고 거래 사이트에서도 의류 거래가 활발히 이뤄진다.

매년 인기를 얻는 분장이 다르지만, 경찰 제복은 꾸준한 인기를 끄는 '스테디셀러'다. 지난해 넷플릭스 '오징어게임'의 죄수복과 게임 통제자들이 입은 빨간 색 옷이 유행을 탔다. 그런데 올해같이 특별히 주목받는 의상이 없는 경우 경찰이나 의사 등으로 분장하는 경우도 많다.

1일 네이버 쇼핑몰에서 '핼러윈 경찰 의상'으로 검색하면 나오는 유사 경찰 제복 상품 판매처. /사진=네이버 쇼핑몰 캡처

하지만 현행법상 일반인이 경찰 복장을 착용할 경우 징역형 또는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

1일 법제처 국가법령정보센터 '경찰제복 및 경찰장비의 규제에 관한 법률(경찰제복장비법) 제9조'에 따르면 경찰공무원이 아닌 사람이 경찰제복 또는 장비를 착용하거나 사용해서는 안 된다. 또한 누구든지 유사경찰장비 및 제복을 착용하거나 사용해서도 안 된다.

'유사경찰 제복'은 경찰제복과 형태 및 색상 등이 유사해 외관상으로는 식별이 곤란한 물품을 말한다. 즉, 코스프레 경찰복도 이에 해당한다. 이를 위반할 경우 6개월 이하의 징역이나 300만원 이하의 벌금·구류 또는 과료에 처할 수 있다.

단 예외도 있다. 공연 활동하거나, 행정안전부 또는 국가보훈처가 주관하는 공적 의식행사에 참석한 경우, 범죄예방 및 교통안전 등 안전 문화 진흥을 위한 교육·활동 등이다.

'소방대원 코스프레'도 마찬가지다. 경범죄 처벌법 제3조 1항은 자격이 없으면서 법령에 따라 정해진 제복, 훈장, 기장 또는 기념장, 표장 또는 이와 비슷한 것을 사용한 사람에 대해 10만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실제 경찰 코스프레를 하다 경찰에 입건된 사례도 있다. 지난해 3월 40대 남성 A씨가 경찰 문구가 들어간 모자와 모의 권총·경찰봉 등으로 코스프레를 하고 서울에서 천안까지 3시간 가까이 대중교통을 이용하며 거리를 활보한 혐의로 입건됐다.

A씨는 천안동남경찰서 남산지구대 앞을 지나가다 이를 이상하게 여긴 경찰의 검문 검색에 단속됐다. 경찰 20년 차인 김인 남산지구대장도 A씨를 경찰 기동대원으로 착각해 지역 비상 상황 여부를 확인할 정도였다고 한다.

지난해 3월19일 '경찰 코스프레' 40대 남성이 지구대 앞을 지나가다가 경찰에 입건됐다. /사진제공=천안동남경찰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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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윤우 기자 moneyshee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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