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광주·전남 피해자 유족들 '인재' 한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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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거리에서 숨진 가족을 고향인 광주·전남으로 돌아와 장례를 치르는 유족들은 참사에 대해 하나같이 '예방대책을 제대로 수립하지 못한 인재'라며 원망의 목소리를 감추지 않았다.
늦깎이 대학에 진학한 조카를 잃은 외삼촌은 목포의 장례식장에서 "전날에도 많은 인파가 몰렸던 곳이니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을 텐데 지자체에서 인력 배치나 동선 마련을 전혀 안 했다"고 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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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전남=연합뉴스) 박철홍 정회성 차지욱 기자 = 이태원 거리에서 숨진 가족을 고향인 광주·전남으로 돌아와 장례를 치르는 유족들은 참사에 대해 하나같이 '예방대책을 제대로 수립하지 못한 인재'라며 원망의 목소리를 감추지 않았다.
단짝 친구와 함께 딸을 떠나보낸 어머니는 "우리 딸은 심폐소생술(CPR) 흔적조차 없었다"며 "인파가 그렇게 많은데 어떻게 통제하지 않을 수 있냐"며 안타까운 마음을 털어놨다.
변호사 시험 합격 후 취직해 부모에게 집까지 마련해준 효자를 잃은 어머니도 장례식장에서 "인력을 조금이라도 더 배치했다면 이런 일이 일어났겠냐"며 "현장을 체계적으로 관리하지 못한 탓에 발생한 인재"라고 울먹였다.
미용실에 취업해 서울 생활하다 직장동료들과 참변을 당한 딸의 아버지는 "(인파 통제가)너무 허술한 것 같아 방송 보면 마음이 안 좋다"며 "탓한다면 한도 끝도 없겠지만 지금 상황에서 뭐라고 한들 아이가 돌아오겠냐"며 눈물을 흘렸다.
늦깎이 대학에 진학한 조카를 잃은 외삼촌은 목포의 장례식장에서 "전날에도 많은 인파가 몰렸던 곳이니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을 텐데 지자체에서 인력 배치나 동선 마련을 전혀 안 했다"고 한탄했다.
건설 현장 감리자로 일하던 20대 청년의 유족도 광주에 마련된 빈소를 찾아온 기자들에게 "앞선 세대가 청년 후세대를 지키지 못했다. 방심이 빚어낸 비극"이라고 말했다.
유족들은 참사를 사전에 예측하고 예방하지 못한 사태를 원망하고 있지만, '주최자 없는 행사였다'는 상황에 누구 하나 책임지려는 이가 없어 원망 대상은 흐릿할 뿐이다.
전문가들은 군중 피난 사고로 이번 참사를 분석하며 이에 대한 매뉴얼을 사전에 만들지 않은 것은 정부와 지자체의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김용철 호남대 소방행정학과 교수는 "이태원 참사는 재난·재해와는 다른 전형적인 군중 피난 사고로 봐야 한다"며 "결국 군중 피난에 대한 매뉴얼 부재가 대형 참사로 이어진 셈이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이태원에 매우 많은 인파가 몰릴 것으로 사전에 예측됐음에도 그동안 별 사고가 발생하지 않아 안일하게 대처한 것 같다"며 "중앙정부나 지방정부가 군중이 자주, 많이 모이는 곳에 대한 대응책을 선제적으로 마련했어야 했다"고 강조했다.
pch8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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