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러 장악한 티타늄 공급자 대안으로 우크라 부상
기사내용 요약
미·서방 항공우주산업 티타늄 러에서 절반 수입
러가 에너지처럼 수출 통제하면 큰 어려움 우려
우크라를 대안으로 꼽지만 아직 갈 길 먼 상태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항공우주산업의 핵심 재료인 티타늄을 중국과 러시아에 크게 의존하는 미국과 유럽 각국이 우크라이나를 대안 생산지로 꼽고 있으나 우크라이나의 정치적 내분과 전쟁으로 당분간은 전망이 어둡다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우크라이나는 티타늄 금속의 원재료인 스펀지 티탄(titanium sponge)의 7대 생산국 중 하나다. 티타늄은 강철보다 가벼우면서 더 강해 항공우주산업에서 널리 사용되며 갈수록 국제정치에서 중요성이 커져 왔다.
티타늄 원광을 처리해 스펀지 티탄을 만든다. 또 이것을 다시 티타늄 금속 분말로 만들고, 이를 압축해 티타늄 금속 제품을 만든다.
미국에서 스펀지 티탄을 생산한 마지막 기업인 네바다주 티메트사는 2020년 문을 닫았다. 보조금을 받는 중국 및 러시아업체와 가격 경쟁을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미국은 현재 모든 스펀지 티탄을 해외에서 수입하고 있으며 안보상 목적의 비축도 없는 상태다. 미국 기업들은 티타늄을 주로 일본에서 수입해 사용하고 있다. 미 상무부는 이 점이 미 안보에 위협 요인이라고 거듭 경고해왔다.
이에 따라 미 당국자들이 중국이 세계 자원시장과 스펀지 티탄 시장을 장악하게 되고 러시아가 항공우주산업용 티타늄 금속 수출을 제한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두 나라는 미국의 항공우주산업에 아킬레스건이다. 미 기업들이 조기에 스펀지 티탄 생산을 재개할 전망이 없는 상황에서 미국은 대안을 모색할 수밖에 없다.
스펀지 티탄 생산 7대국 중 하나인 우크라이나가 대안으로 떠오른다.
러시아산 티탄 수입을 담당했던 보잉사의 존 바이른 전 임원은 "우크라이나가 구멍을 막아줄 후보 중 하나라는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중국은 지난해 전세계 스펀지 티탄 생산량의 57%를 차지하는 최대 생산국이다. 다만 중국산 스펀지 티탄은 항공우주산업 기준을 맞추지 못한다. 이에 따라 항공우주산업용 티타늄 최대 생산국은 러시아다.
미 보잉사는 세계 최대의 티탄 수출 회사인 러시아 브슴포-아비스마(VSMPO-Avisma)사와 합작하고 있으나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뒤 주문을 중단했다. 미국은 러시아산 티타늄 수입을 금지하지 않고 있지만 2014년 이후 브슴포 이사회 의장 세르게이 체메조프를 제재하고 있다. 그는 1980년대 블라디미르 푸틴과 함께 동독에서 소련 연방보안국(KGB) 요원으로 근무했었다.
지난 7월 유럽연합(EU)이 브슴포를 제재하려다가 취소했다. 에어버스사가 반대 로비한 결과다. 에어버스는 티타늄 소비량의 절반 가량을 브슴포로부터 공급받고 있다.
미국의 많은 기업들도 브슴포의 미 합작기업인 티러스사로부터 공급받고 있다. 보잉사는 코로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과 737 맥스 및 787 드림라이너 여객기의 결함으로 생산라인이 멈춤에 따라 티타늄 재고가 아직 충분하지만 언제든 바닥날 수 있다.
미 정부 내에서 우크라이나를 티타늄 대안 공급처로 삼기 위한 초기 노력이 진행중이다. 올해 국방예산법의 한 조항에 국무부가 "중국과 러시아의 티타늄 대체 공급지로 우크라이나 활용 방안" 보고서를 내도록 돼 있다.
이 조항 제안자인 톰 티파니 하원의원은 "미국이 중국과 러시아 등 적대 국가에 핵심 광물을 의존할 수는 없다. 우크라이나는 적대국가가 아니면서 유럽 최대 티타늄 광산의 일부를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는 지난해 전세계 티탄 원광석의 5%를 생산했다. 우크라이나 우랄 산맥 서부 지역에 스펀지 티탄 공장이 있으나 항공우주산업에 적합한 등급의 티타늄을 생산하려면 많은 투자가 필요한 상태다.
우크라이나의 티타늄 시장 지분을 늘리는데 장애 요인이 또 있다. 우크라이나 티타늄 산업을 장악한 러시아 부호 드미트로 피르타슈가 현재 오스트리아에 망명한 상태에서 미국 소환에 맞서 송사를 벌이고 있다. 미국은 그가 인도 당국자들에게 뇌물을 주고 티타늄 광석을 채굴하도록 한 혐의로 기소한 상태다.
피르타슈가 소유한 우크라이나 스펀지 티탄 공장은 지난 8월 국유화됐다. 그러나 공장이 최전선 지역인 자포리자주에 있어 러시아가 침공한 직후부터 가동이 중단됐으며 언제 생산을 재개할 수 있을 지가 불투명하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티탄 공장 투자자를 찾고 있지만 아직 진전이 없는 상태다.
우크라이나의 민간 티타늄 기업인 벨타사도 티타늄 금속 가루를 압축 성형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지만 아직 성과가 없는 상태다. 벨타사 임원들이 지난 6월 미국을 방문해 티타늄 금속 분말 공장 설립을 검토하는 캐롤라이나, 플로리다, 텍사스 등 4개주를 둘러봤다. 우크라이나에서 티타늄 원광을 미국에 직수출하는 방안을 모색한 것이다.
그러나 벨타사의 이같은 노력이 국내에서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탈세혐의 수사를 받고 있는 것이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 반대파 정당을 지지한 전 이사진과 관련해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이 압력을 가하고 있다는 전언도 있다. 키이우 주재 미 대사관 직원들이 이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는 중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yjkang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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