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 부도 곧 난다"···레고랜드 쇼크에 퍼진 '지라시'[코주부]
요즘 레고랜드 기사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레고랜드 때문에 금융사도, 증권사도, 건설사도 위기에 처했다는데요. 대체 이들 사이에 무슨 관련이 있길래 다들 이렇게 난리인 걸까요? 오늘은 한국 경제를 흔들고 있는 레고랜드 사태, 그리고 가장 큰 타격을 입고 있는 건설주에 대해 이야기해 볼게요.
지난 5월 5일 문을 연 레고랜드. 이 사업은 강원도의 주도 하에 추진됐습니다. 강원도는 레고랜드 건설을 위해 강원중도개발공사(GJC)라는 회사를 세웠고, 공사비 조달을 위해 특수목적법인(SPC)도 만들어 2050억원을 조달했는데요. 이 조달 방식을 어려운 말로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이라고 합니다. PF ABCP는 간단히 말해 부동산이나 사업시행권 등 당장 현금화 하기 힘든 자산을 담보로 단기 자금을 빌리는 방식이에요. 이렇게 빌린 돈에 대해서는 강원도가 보증을 섰고요. 하지만 막상 레고랜드를 열고 나니 생각보다 수익이 좋지 않았습니다. 빚을 갚기 어려워진 상황이 돼버린 거죠. 채권자들이 믿었던 강원도마저 "대신 빚을 갚아줄 수 없다(보증채무 미이행)"고 나오면서 어음·채권 시장에 일대 파란이 인 것입니다.
'일반 기업도 아니고 지방자치단체가 보증했는데도 돈을 떼였다고?'하는 생각에 투자자들이 보수적으로 자금을 운용하게 되고 이에 따라 기업의 돈줄이 막히는 거죠. 이런 악순환을 끊기 위해 정부가 24일 채안펀드(채권시장안정펀드)를 발행하기 시작했고 강원도도 예산을 편성해 내년 1월까지 빚을 갚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한번 퍼진 시장의 불안감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습니다.
이번 사태로 타격이 가장 큰 업종은 바로 건설업입니다. 25일 기준 한국거래소의 건설업 지수는 74.02로 한 달 전인 지난달 23일에 비해 13.45%나 하락했습니다. GS건설은 지난 한 달간 주가가 20% 넘게 빠졌고 금호건설과 현대건설도 연중 최저가를 경신했는데요.
다른 업종에 비해 건설업이 유독 흔들리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 이유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째, 대규모 빚을 끼고 진행하는 건설업의 사업 방식 때문입니다. 건설사들은 땅값과 초기 사업비를 PF로 충당합니다. 사업이 어느 정도 진행되면 수분양자로부터 계약금, 중도금, 잔금을 받아 이를 갚아나가는 방식이죠. 그런데 레고랜드 사태로 PF에 참여하려는 금융사도, 투자자도 사라지면서 사업을 추진하기가 어려워진 것입니다. 두 번째로는 부동산 하락장세의 영향도 있습니다. 최근 수도권 브랜드 아파트에서도 무더기 미분양이 나오고 있습니다. 전국 미분양 아파트는 지난해 말 1만7710가구에서 올해 8월 3만2722가구로 급증했는데요. 미분양이 나면 PF 상환을 할 수 없고, 건설사는 물론 건설사에 돈을 빌려준 업체들도 위기에 처하게 됩니다. 이런 상황이 반복될 경우 PF 자체를 꺼리는 상황이 벌어져 건설업은 더욱 어려워질 수밖에 없습니다.
정부의 채안펀드 발행 조치로 건설주들이 일제히 반등 후 안정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시장에서는 인허가를 마친 미착공 현장의 착공과 브릿지론 상환 병목이 해소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미 건설주의 주가가 떨어질 만큼 떨어졌다는 분석도 많은데요. 백광제 교보증권 연구원은 "최근 건설업종 지수 하락이 지속돼왔으나 강도 높은 가격 조정과 3분기 실적 저점 이후 턴어라운드, 해외 시황 회복 등을 고려하면 주가가 바닥에 근접했다"고 언급했습니다.
다만 레고랜드 사태의 여파가 어디로 튈지, 어디까지 확산할지 아직 속단하기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설상가상으로 건설주의 앞날은 녹록하지 않습니다. 금리 급등으로 자금 조달 비용이 높아졌고 부동산 시장 하락세로 미분양은 더욱 늘어날 테니까요. 장문준 KB증권 연구원은 "금리 급등으로 인한 주택시장 우려 증가로 건설업종 주가가 전반적으로 부진한 상황이다. 단기 하락은 불가피하다"고 내다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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