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지웅, 이태원 참사 추모 “주최 없으면 시민 자격 상실하는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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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이자 방송인 허지웅이 이태원 참사 피해자들을 추모했다.
허지웅은 11월 1일 SNS를 통해 "라디오를 여는 글을 쓰려고 새벽부터 앉아 쓰고 지우기를 반복하다가 아직 스스로가 평정을 회복하지 못한 상태에서 대체 무엇에 대해 글을 쓸 수 있고 쓰더라도 어떤 쓸모를 찾을 수 있단 말인가 생각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아직 내 스스로가 평정을 회복하지 못한 상태에서
대체 무엇에 대해 글을 쓸 수 있고 쓰더라도 어떤 쓸모를 찾을 수 있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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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황혜진 기자]
작가이자 방송인 허지웅이 이태원 참사 피해자들을 추모했다.
허지웅은 11월 1일 SNS를 통해 "라디오를 여는 글을 쓰려고 새벽부터 앉아 쓰고 지우기를 반복하다가 아직 스스로가 평정을 회복하지 못한 상태에서 대체 무엇에 대해 글을 쓸 수 있고 쓰더라도 어떤 쓸모를 찾을 수 있단 말인가 생각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주최가 없으면 시민의 자격을 상실하는 세계의 한가운데서. 할 만큼 했고 책임질 게 없다는 말잔치의 홍수 속에서. 정작 내 입과 손 끝에서는 쓸모 있는 말이랄 게 모두 사라져 버린 것 같은 기분이 든다"고 밝혔다.
앞서 10월 29일 발생한 이태원 압사 사고로 인해 사망자 155명과 부상자 152명(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1월 1일 오전 6시 발표 기준)이 발생했다. 부상자 가운데 중상자는 30명으로 파악됐다.
정부는 11월 5일까지 일주일을 국가 애도 기간으로 지정했다. 정부 기관뿐 아니라 민간 측에도 각종 행사, 축제 진행 자제를 당부했다.
문화예술계 관계자들은 기자간담회, 제작발표회, 인터뷰, 앨범 발매, 공연 등 계획했던 공식 일정을 취소 혹은 잠정 연기하며 추모에 동참했다.
다음은 허지웅의 글 전문.
라디오를 여는 글을 쓰려고 새벽부터 앉아서 쓰고 지우기를 반복하다가. 아직 내 스스로가 평정을 회복하지 못한 상태에서 대체 무엇에 대해 글을 쓸 수 있고 쓰더라도 어떤 쓸모를 찾을 수 있단 말인가. 생각했습니다. 주최가 없으면 시민의 자격을 상실하는 세계의 한가운데서. 할만큼 했고 책임질 게 없다는 말잔치의 홍수 속에서. 정작 내 입과 손 끝에서는 쓸모있는 말이랄게 모두 사라져버린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파스칼 키냐르는 그의 소설 <세상의 모든 아침>에서 말했습니다. 음악은 말이 말할 수 없는 것을 말하기 위해 그저 거기에 있는 것이다. 윌리엄 볼컴이 아버지를 추모하기 위해 작곡한 곡 <우아한 유령>으로 오프닝을 대신합니다.
뉴스엔 황혜진 bloss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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