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주식거래 호가단위 축소…“거래비용 감소 도모”

5원→1원, 50원→10원, 500원→100원으로 내려
증권·파생상품 시장 호가단위 축소 시행세칙

1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 이날 거래를 시작한 코스피와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내년 1월부터 주식거래에서 매수·매도 호가 가격 단위가 천원대 종목은 5원에서 1원으로, 만원대 종목은 50원에서 10원으로, 10만원대 종목은 500원에서 100원으로 각각 낮아진다.

한국거래소는 1일 시장참여자의 거래비용 축소를 위해 증권 및 파생상품시장의 호가 가격 단위 개선과 관련한 업무규정 시행세칙개정을 예고했다. 호가 단위 비율이 높은 일부 가격대의 호가 가격 단위를 축소하는 것이 내용이다. 예를 들어 시세가 1천∼5천원의 호가단위는 현행 5원이지만, 1천∼2천원은 1원, 2천∼5천원은 5원으로 세분화된다. 1∼5만원 가격대에서도 현행 50원 단위인 호가를 1만∼2만원에서는 10원, 2만∼5만원에서는 50원으로 세분화한다. 10만∼50만원 가격대에서는 현행 500원 단위인 호가가 10만∼20만원에서 100원, 20만∼50만원에서 500원으로 나뉜다. 다만 1천원 미만(1원), 5천~1만원(10원), 5만원~10만원(100원), 50만원 이상(1천원)은 현행과 같다.

거래소는 또 유가·코스닥·코넥스 시장에서 시장별로 다른 10만 이상 고가주의 호가 가격 단위도 통일(10만∼20만원은 100원, 20만∼50만원은 500원, 50만원 이상은 1천원)한다. 주식선물의 호가 가격 단위도 주식시장과 동일하게 축소한다. 다만 상장지수펀드(ETF), 상장지수증권(ETN), 주식워런트증권(ELW) 상품의 호가가격단위(5원)는 현행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거래소는 “이번 개정 시행세칙은 시장참여자들의 의견 수렴 등을 거쳐 내년 1월에 예정된 거래소 차세대 시스템 가동과 연계해 시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에 호가 가격 단위 축소를 시행한 까닭에 대해 거래소는 “호가 가격 단위는 최소 가격 변동 단위로써 최우선매도와 최우선매수 호가가격의 차이인 호가스프레드의 하한이 되기 때문에 높게 설정된 호가 가격 단위는 결과적으로 투자자의 거래 비용을 증가시킨다”고 설명했다. 예컨대 즉시 매수·매도를 원하는 투자자는 현재 최우선매도(매수)호가보다 호가스프레드만큼의 프리미엄을 더 지불해야 매수할 수 있다. 최우선매도호가가 10만500원이고, 최우선매수호가가 10만원(호가가격단위 500원)인 현행 상황과, 최우선매도호가가 10만300원이며, 최우선매수호가가 10만200원(호가가격단위 100원)로 바뀐 상황을 비교하면 후자가 전자에 비해 매수자, 매도자 모두 더 낮은 거래비용으로 거래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거래소는 “우리 시장은 세계 최저 수준의 거래 수수료를 통해 명목적 거래 비용 축소 측면에서는 소기의 성과를 이루었으나, 호가 가격 단위는 장기간 개선이 없어 주요 해외시장 대비 암묵적 거래 비용이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며 “이번에 호가 가격 단위를 적정 수준으로 축소해 시장의 거래비용 감소와 가격 발견 기능 개선을 도모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호가단위는 고가 주식이 증가하면서 총 6차례에 걸쳐 변경돼, 현재의 7단계(시세별로 1원, 5원, 10원, 50원, 100원, 500원, 1000원)까지 세분화돼 왔다. 해외 주요시장의 호가단위비율(=호가가격단위/가격)은 한국의 경우 0.1~0.5%, 뉴욕증권거래소는 평균 0.09%, 일본은 16단계(0.01~0.05%)로 각각 돼 있다.

조계완 선임기자 kyewan@hani.co.kr